‘길드워2’ 대박 비결은 ‘메이드 인 USA’ 전략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엔씨, 美회사에 개발 위임… 발매 2주만에 200만장 돌파

엔씨소프트 ‘길드워2’.
엔씨소프트 ‘길드워2’.
올해 5월 한국에선 ‘디아블로3’ 열풍이 불었다.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인 미국의 블리자드가 내놓은 한정판 패키지를 구하겠다며 대학생들이 가게 앞에서 밤을 새우고 직장인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휴가까지 내서 화제가 됐다.

한국 기업이 투자해서 개발된 게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 엔씨소프트는 16일 이 회사가 만든 새 게임 ‘길드워2’가 지난달 28일 발매된 뒤 약 2주 만인 13일 기준으로 판매 20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장당 가격이 59.99달러(약 6만7000원)임을 감안하면 매주 670억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디아블로3와 비교하면 적은 숫자다. 디아블로3는 발매 첫 주에 세계적으로 630만 장을 팔았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이 많은 물량이 판매돼 블리자드는 “돈을 주고 산 게임에 접속조차 할 수 없다”는 사용자들의 거센 비난을 들었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초기 판매를 북미와 유럽지역으로 제한했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이나 안방인 한국 시장에서 언제 서비스를 시작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자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는 엔씨소프트 웹사이트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직접 판매를 중단하고 아마존닷컴이나 전문 게임숍 등 제휴 판매처에서만 게임을 팔았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날마다 동시접속자 수가 4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성공은 길드워2의 독특한 제작 방식 덕분이다. 모든 권리는 엔씨소프트가 갖고 있지만 게임을 개발한 건 미국 시애틀에 있는 작은 게임회사 ‘아레나넷’이다. 엔씨소프트는 2002년 이 회사의 지분 100%를 약 300억 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아레나넷은 이후 10년 동안 ‘길드워’나 ‘시티오브히어로즈’ 등의 게임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지만 몇 차례의 실패도 겪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아레나넷에 모든 걸 위임했다. 미국인 직원들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도록 보장했으며 본사에서 파견하는 직원도 최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한국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길드워#엔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