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셔틀 경영’을 시작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제일모직 중국 법인이 있는 상하이(上海)에 장기간 머물며 경영할 채비를 끝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 부사장은 중국에 머물면서도 한국 사업을 챙기기 위해 상하이 사무실에 화상회의 시스템도 갖췄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한국 본사 못지않게 중요한 중국 법인의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현지에 거점을 마련한 것”이라며 “중국 사업을 성공시켜 패션사업을 글로벌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제일모직은 올가을에 중국 시장만을 겨냥한 여성복 브랜드 ‘알쎄’를 론칭할 예정이다. 연내 10개의 단독 매장을 여는 알쎄는 2015년까지 중국 매장을 180개로 늘리고 매출 12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디자인과 기획을 모두 중국에서 진행하는 로컬 밀착형 브랜드의 특성상 현지 경영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는 제일기획도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달 상하이와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광고회사 ‘브라보’를 인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최근 중국 사업에 깊이 관여하면서 삼성가(家) 3세들이 모두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의 발판으로 중국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이재용 사장은 6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만난 데 이어 지난달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회동하며 중국 차기 권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외부에 노출된 일정 외에도 중국을 자주 드나들며 수시로 고위급 인사를 만나면서 현지 사업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차기 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출신지인 시안(西安)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첨단산업의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 중국 내 금융사업 확대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마카오를 통한 중국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호텔신라는 화장품 멀티숍 ‘스위트메이’를 마카오 중심가인 베네시안호텔에 오픈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 제품을 앞세워 ‘뷰티 한류’를 확산시키는 사업모델이다. 호텔신라 측은 “중국 본토를 중심으로 해서 동남아시아 등 주변 국가로 스위트메이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중국 쑤저우(蘇州)에 있는 진지레이크호텔을 2006년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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