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카드사 ‘車보험 수수료’ 힘겨루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손보사 “깎아주면 보험료 인하”… 카드사 “말이 되어야 흥정하지”

손해보험사들이 신용카드사들에 “수수료를 깎아주면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겠다”고 밝히면서 손보업계와 카드업계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보험사들과 손해보험협회는 자동차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때 부과되는 평균 2.5∼3.0%의 수수료를 내려달라고 금융당국과 카드사에 요구하기로 했다.

손보업계 측은 “손보사들이 카드사에 내는 자동차보험 수수료만 연간 2500여억 원에 이른다”면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 고율의 수수료를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손보사들은 카드 수수료가 낮아지면 낮아진 금액만큼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일절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연말에 시행되는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은 그동안 부과하던 수수료율 기준을 업종별에서 가맹점 규모로 바꾸되 상한선(2.8%)을 두게 했다. 수수료율 체계가 바뀌는 마당에 업종별 수수료율을 깎아달라는 요구는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법이 곧 바뀌는데 수수료율을 깎아달라는 얘기는 새 수수료율 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집중 호우와 태풍 피해로 보상을 많이 해주게 된 손보업계에서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모집인이 받는 판매수수료를 낮춰 자동차보험료를 낮추라는 요구가 많아지자 손보업계는 올해 초에도 평균 2.6% 정도 보험료를 내렸지만 더는 못 내리겠다는 계산으로 카드 수수료를 걸고 넘어졌다는 것이다. 또 손보사 중에 규모가 큰 회사들이 많아 새 수수료율 체계가 적용되면 상한선인 2.8%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야 돼 불만이 컸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손해보험사#신용카드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