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6억 쓴 정부 청년해외취업 사업 성과 부진… 7736명 ‘실적 뻥튀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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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 2009∼2011년 집계 1만4612명 분석

정부가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해 온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이 취업 실적을 부풀리거나 예산을 다 쓰고도 실적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예산을 낭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사업계획의 적정성과 부실관리 여부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펴낸 ‘2011년 회계연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을 총괄 조정하는 국무총리실은 2009∼2011년의 해외취업 실적이 1만4612명이라고 집계했지만 실제로는 8347명에 불과했다. 예산정책처는 취업실적에 반영된 해외 건설인력 양성 2013명과 민간알선 취업 4252명의 실제 실적은 ‘0’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같은 기간의 취업연수과정 943개 가운데 취업률이 0%인 과정이 86개(연수인원 1471명)나 된다. 총리실이 해외취업 실적 1만4612명에 포함한 해외취업연수 인원 6903명 중 1471명도 실제론 취업이 안 된 것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총리실 집계 실적의 53%(7736명)는 부풀려진 셈이다.

예산정책처는 “정부 예산과 상관없는 민간기관을 통한 취업자 수를 실적에 넣고 해외 건설인력 양성사업은 국내 기업 취업자를 실적에 반영해 허위 과다 집계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집계된 국내 기업 취업자 대부분의 근무지마저 국내였다. 총리실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외 건설인력 양성사업을 제외한 다른 취업자들은 해외 기업에 취업했다”며 “국내 기업 취업자도 나중에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2009∼2011년 해외 취업에 편성된 전체 예산은 794억7900만 원으로 이 중 776억7500만 원이 집행됐다. 해외 취업과 인턴사업 가운데 해외 건설인력 양성과 중소기업 해외인턴 등 10개 사업은 251억84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돼 약 98%인 246억3800만 원을 썼으나 실적은 목표(5249명)의 40%(2095명)에 불과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를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했다.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은 2008년 계획이 확정돼 외교통상부 고용노동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정부 부처가 총동원된 사업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청년해외취업#부진#실적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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