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원빈부터 김연아까지… 커피마다 궁합맞는 스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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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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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커피


‘문화와 사색, 대화와 여유.’

커피를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이 때문일까. 1970, 1980년대 초반 커피 모델은 주로 40대 이상의 명사들이 차지했다. 성악가 윤치호 씨, 시인 조병하 씨, 도예가 이강세 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커피는 고급문화’라는 이미지도 함께 전달했다. 실제로 당시 커피믹스 가격은 한 봉지에 90∼100원으로 비싼 편이었다. 현재 커피믹스가 한 봉지에 130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커피믹스는 고급 기호품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연예인이 커피 모델로 등장했다. 커피는 중장년층과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고 젊은층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는 국민소득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커피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연예인 커피 모델의 대표적인 인물은 1983년부터 28년째 동서식품의 모델로 활동하는 안성기다. 30대 초반의 안성기는 당대를 대표하는 배우였다. 1981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만다라’에 참여해 백상예술상에서 남자 연기상을 수상했고 이후 ‘적도의 꽃’,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에서 최고의 배우로 거듭났다. 동서식품이 커피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고 저변을 젊은층으로 확대해 대중화하기 위해 젊은 이미지를 대표하는 안성기를 모델로 기용한 것.

안성기는 1983년 동서식품의 인스턴트커피 브랜드 ‘그래뉼’의 모델을 시작으로 맥스웰 캔커피, 맥심, 프리마 등 동서식품 전 브랜드의 모델을 도맡았다. 당시 프리마 광고에서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 커피엔 언제나 프리마’라는 문구와 ‘향이 좋은 커피, 맥심’이라는 문구는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실 연예인들에게 커피 모델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역할이다. 낭만적이고 고급스러워 보여 이미지를 가꾸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다. 제일기획 측은 “커피 광고의 타깃은 주로 30, 40대 여성”이라며 “커피 모델은 당대 톱스타여야 한다는 것은 기본 조건이고 여성들이 선호하는 인물이어야 하고, 여성들이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앞서 커피 모델로 한석규, 이정재, 장동건, 심은하, 고현정, 이미숙, 고소영 등이 활동했다.

현재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광고 모델로 배우 공유를, 무지방 우유를 넣은 커피믹스 ‘맥심 화이트골드’의 모델로 피겨선수 김연아를 기용하고 있다. 공유는 2007년 방영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남자 주인공인 최한결 역할을 맡아 로맨틱한 바리스타와 어울리는 이미지를 얻었다.

김연아는 커피 모델을 하기에 앞서 우유 모델을 오랫동안 해왔고 피겨선수라는 특성상 ‘순백’, ‘순수’, ‘흰색’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무지방 우유라는 제품의 재료와 잘 어울린다는 게 동서식품 측 설명이다. 또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대외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성숙하고 야무진 이미지를 보여줘 성숙한 매력을 강조하는 커피 광고와도 잘 어울리게 됐다.

동서식품의 티오피(T.O.P) 모델은 원빈이다. T.O.P는 캔커피와 같이 구입하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커피로 주로 편의점에서 팔린다. 일반 커피믹스와 달리 10, 20대 젊은층이 주 고객이다. 이에 동서식품은 여성을 중심으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원빈을 모델로 기용했다. 광고 내용도 ‘사랑’이라는 주제를 활용해 한 편의 드라마처럼 만들었다.

한편 동서식품은 4월 ‘커피다운 커피 이야기’를 주제로 이색적인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정우, 공형진, 정보석, 염정아, 고아라 등 국내 톱 배우들이 출연해 이들이 일상에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동서식품 측은 “커피믹스는 모든 연령층이 즐기는 제품으로, 이제 커피는 단순히 기호품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느끼는 기쁨’으로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했거나 재학 중이다. 광고로 받은 모델료를 모교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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