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바로 그 셰프가 만들었어요, 디자인도 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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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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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콜래보레이션 바람

식품업계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셰프의 콜래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소비자의 오감을 사로잡을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식품업계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셰프의 콜래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소비자의 오감을 사로잡을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콜래보레이션’(협업)이다.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 개발 과정에 유명 셰프를 참여시키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콜래보레이션이 제품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스토리’를 부여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이 제품이 유명 셰프가 만든 거래”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이라 확실히 독특하네”라며 제품에 얽힌 스토리를 함께 소비한다는 것이다. 콜래보레이션으로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식품에 패션을 입히다


파리바게뜨는 ‘멋있어야 더 맛있다’는 기치 아래 디자인 콜래보레이션에 나서고 있다. ‘파리지앵’이라고 이름 붙인 테이크아웃 컵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스테파노 조바노니가 디자인했다. 파란 모자를 쓰고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듯한 ‘마린룩’을 비롯해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등 시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스테파노 조바노니가 디자인한 프리미엄 잼인 ‘레피시에’,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제품인 ‘온브레드 스프레드’도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온브레드 스프레드는 식빵 모양의 귀여운 검은색 용기 가운데 투명창이 있어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자인,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며 “디자인 제품은 매출 증대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올 상반기 디자인 콜래보레이션의 진수를 선보였다. 6월에 세계적 디자이너 장폴 고티에가 참여한 코카콜라 라이트 한정판 병 제품 3종과 캔 제품 2종을 출시했다. 특히 팝스타 마돈나의 코르셋을 병에 입힌 ‘나이트’, 문신을 새긴 육감적인 여체를 연상시키는 ‘타투’, 시원한 스트라이프 무늬를 활용한 ‘데이’ 등 병 제품 3종의 인기가 높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하이패션 감성을 담아낸 이번 한정판 제품은 마니아층의 수집욕까지 채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키 ‘시바스리갈’은 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클럽 ‘르 바론’과 함께 ‘시바스리갈 12년 르 바론’ 한정판을 출시했다. 르 바론의 공동 소유자 중 한 명인 그래픽 디자이너 앙드레 사라비아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 패키지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과감한 그래피티를 덧입혀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시바스리갈은 르 바론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파티 문화와도 콜래보레이션을 이뤘다. 제품에 포함된 카드에 적힌 시리얼 넘버를 홈페이지(artofhosting.chivas.com)에 입력하면 홈 파티 분위기를 살려주는 파티 음원을 내려받을 수 있고 칵테일 만드는 법, 파티 기획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르 바론 한정판은 9월 14일까지 주요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다.


○ 콜래보레이션은 제품 혁신

CJ제일제당 제품들은 같은 계열사 외식업체들과 짝짓기에 한창이다. 브랜드 대 브랜드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올여름 출시한 ‘제일제면소 냉장면’은 면 전문 음식점인 ‘제일제면소’의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했다. 냉면, 메밀면, 부산밀면, 칼국수면, 우동면 등 13종의 신선한 냉장면과 제일제면소의 이미지가 잘 어울리면서 출시 2개월 만에 약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레시안 빠오즈 by 차이나팩토리’는 차이니즈 레스토랑 ‘차이나팩토리’의 이름을 딴 딤섬도 올여름 출시한 신상품이다.

또 이달 17일에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VIPS)의 노하우를 담은 ‘프레시안 by VIPS’가 출시됐다. 버거스테이크 2종, 바비큐폭립, 피자 2종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레스토랑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빕스 소속 셰프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CJ푸드빌의 한식브랜드 ‘비비고’는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강레오 셰프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영국 진출에 나섰다. 유럽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국내 여러 한식 명인에게 전통 한식 요리법을 사사한 경험이 있는 그는 비비고 런던의 총괄 셰프를 맡아 ‘스테이크 불고기’ ‘유자소스를 곁들인 관자요리’ 등 현지화된 한식 신메뉴를 개발했다.

풀무원은 42년의 이탈리안 요리 경력을 지닌 박충준 셰프와 함께 ‘쉐프메이드 스파게티 소스’를 출시했다. 박 셰프는 반도호텔, 세종호텔, 신라호텔 주방장을 거쳐 1990년대 말 스파게티 전문점 ‘뽀모도로’를 열고 다양한 스파게티를 소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풀무원은 박 셰프에게 “누구나 쉽게 제대로 된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게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동의한 박 셰프는 자신만의 소스 비법을 풀무원에 제공했고 체다, 에멘탈, 파마산, 크림의 4가지 치즈를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 결과 4가지 치즈를 기본으로 한 크림소스 1종, 토마토소스 3종이 개발됐다.

동원F&B의 ‘델큐브 참치’는 기술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네모난 모양의 독특한 참치를 만들어낸 사례다. 참치를 반죽할 때는 어묵 제조에서 쓰는 기술을 도입했고, 큐브 모양의 참치를 숙성시킬 때는 햄 제조에서 쓰는 기술을 적용했다. 최종적으로 정육면체의 참치 큐브를 만들 때는 식품업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워터젯’(초고압의 물을 분사해 절단하는 기술)을 이용했다. 동원F&B 관계자는 “기술 콜래보레이션으로 기존 참치의 틀을 깬 델큐브는 샐러드 카레 등 각종 요리는 물론이고 그대로 먹는 간식용으로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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