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총사의 힘… LG전자 LTE ‘섬세 마케팅’ 通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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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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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마케팅 담당 김태숙-홍혜주-이진희 씨

LG전자의 이진희 과장, 김태숙 차장, 홍혜주 대리(왼쪽부터)가 자신들이 마케팅을 맡고 있는 LTE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이진희 과장, 김태숙 차장, 홍혜주 대리(왼쪽부터)가 자신들이 마케팅을 맡고 있는 LTE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홍혜주 대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주말 저녁에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SBS의 주말 드라마 ‘신사의 품격’ 때문이었다. LG전자는 이 드라마에서 간접광고 형식으로 ‘옵티머스 뷰’를 홍보했다. 극중 주인공인 김하늘이나 장동건이 이 제품을 손에 쥔 장면이 전파를 탈 때면 홍 대리의 동료들은 즉시 ‘로고가 더 잘 나오면 좋을 텐데’, ‘기능 설명이 대사에 반영되면 어떨까’ 같은 문자메시지를 그에게 보내왔다. 임원들도 e메일로 ‘드라마의 분위기를 살린 포스터를 제작해 보라’는 등의 지시를 하곤 했다.

이처럼 홍 대리에게 회사 동료들의 의견이 쏟아진 이유는 그가 LG전자의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국내 마케팅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3월 출시된 옵티머스 뷰는 국내에서 50만 대 넘게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홍 대리는 “몇 달간 거의 주말도 반납하고 지냈지만 직원들의 관심을 받으니 힘이 났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LG전자는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한국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케터 3명이 있다. 한국을 담당하는 홍 대리 외에 미국을 맡고 있는 김태숙 차장, 일본을 공략 중인 이진희 과장이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여성 마케터다. 이들은 “나라마다 특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성의 섬세함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6년 넘게 미국 내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을 담당하고 있는 김 차장의 경우 오랜 시간 한 회사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체득한 친근함이 무기다. 현지 직원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좋아하는 음식에서부터 맥주, 생수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이런 그의 노력이 작용했는지 버라이즌의 LG전자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버라이즌은 1년에 한 모델씩 전략 제품을 선정하는데 올해는 LG전자의 휴대전화가 뽑혔다. 이 제품은 월 10만 대씩 팔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과장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고 있다. 최근 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잇’을 일본에 출시하면서 후쿠오카에 설치한 ‘옵티머스 카페’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는 일본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과장은 “한 고객은 카페를 보려고 멀리 나고야에서 찾아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본격적인 LTE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LG전자의 분위기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자신했다. LG전자가 보유한 LTE 관련 특허와 기술력 등은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세계 시장에서 LG전자의 LTE 스마트폰이 5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 소비자의 반응도 많이 달라졌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김 차장은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이를 통해 시장에 대한 학습도 충분히 했다”며 “곧 시작될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LG전자가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LTE마케터#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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