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축시키지 말라” vs “中企와 상생해야”

  • 동아일보

이희범 경총회장 - 손학규 고문, 경제민주화 기싸움 팽팽
손경식 상의회장 “차기대통령, 경제 이해하는 사람 돼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이 야당 정치인들을 만나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정치권의 대기업 옥죄기로 시장경제질서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차기 대통령은 경제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기업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희범 경총 회장은 20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을 찾은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만나 “정치권이 개별기업 문제에 개입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민주화 논의가 기업가정신과 시장경제질서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과도하게 비정규직을 규제하면 일자리가 줄고, 자발적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못 하게 돼 상당히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 상임고문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며, 공정한 분배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것이 결국 경제민주화”라고 맞받았다.

경총과 정치권의 공방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로 이어졌다. 이날 신계륜 환노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경총 회장단과 여야 환노위 간사의 간담회에서 양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경총이 일방적으로 기업의 입장만 대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켰다”며 “국회가 왜 개별기업에 개입하느냐는 경제계의 불만은 오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동반성장이나 노사 상생,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는 시각 차이가 없지만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할지, 의욕적으로 목표만 앞세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환노위가 개별기업의 개별사안에 대해 소위를 만들어 해당 기업인을 소환하려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1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차기 대통령은 경제를 이해하고 국민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뽑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성장만 주장해서도 안 되겠지만 복지정책도 균형을 갖춰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규제 조세 노동 분야 정책을 급격하게 바꾸지 않아야 기업도 투자와 고용에 대한 의욕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제민주화 논란에 대해 “정부가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보완할 필요는 있지만 지나친 통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다음 달 초 기업이 바라는 대선공약을 분야별로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경제민주화#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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