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이렇습니다]한은 금리인하에 주가 오르지 않고 급락한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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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 기대감보다 ‘경제 심각’ 불안 심리가 더 우세

한국은행이 4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12일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가 오른다는 투자 상식과는 다른 움직임이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은행에서 돈을 빼 주식이나 부동산을 삽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1포인트(2.24%) 하락한 1,785.39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5.55포인트(1.13%) 떨어진 486.38로 마감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0.25%포인트 낮춘 연 3.0%로 결정한 반응치고는 뜻밖의 결과였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두고 심리적인 측면을 거론합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보다 “한은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정도로 국내 경제가 심각하구나”라고 받아들여 주식을 내다팔았다고 보는 것이죠. 12일이 옵션 만기일이어서 매도물량이 많았다는 점도 코스피 하락을 부추긴 요소였습니다.

한은의 금리인하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당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죠. 금리인하 소식을 접한 일부 투자자가 성급하게 매도 대열에 뛰어든 측면이 있다는 뜻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는 당분간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이 13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크게 낮춰 잡았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합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아주 불리한 요소일 수밖에 없고 증시에 주는 부담도 더 무거워질 듯합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은 금리인하#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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