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눈썹처럼”… 남성 메이크업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 외모 꾸미는 ‘그루밍族’ 위해 백화점서 첫 행사

스킨케어에 관심을 갖던 남성 ‘그루밍족’이 메이크업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8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바비브라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남성 모델에게 비비크림을 발라주며 피부 결점을 감추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스킨케어에 관심을 갖던 남성 ‘그루밍족’이 메이크업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8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바비브라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남성 모델에게 비비크림을 발라주며 피부 결점을 감추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송승헌 눈썹처럼 씩씩해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층 화장품 코너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남성 모델의 얼굴을 화장해주는 ‘메이크업 쇼’가 열린 것이다. 국내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남성 메이크업 쇼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외모를 꾸미는 남성들이란 뜻의 ‘그루밍족’이 늘면서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인 ‘바비브라운’이 남성의 피부 결점을 커버하고, 눈썹을 짙게 만들면서 입술도 자연스럽게 반짝이게 보이게 하는 화장법을 알려주는 메이크업 쇼를 연 것이다.

지난해 말 백화점에서 남성들의 피부 관리방법을 알려주는 ‘스킨케어 쇼’가 등장한 데 이어 이번 메이크업 쇼는 한 발 더 나아갔다. 클렌징과 기초 화장품에 관심을 갖던 남성 그루밍족이 메이크업으로 진화한 ‘그루밍 2.0’ 시대가 열린 셈이다.

원미영 바비브라운 프로뷰티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지난해 비비크림을 여성 타깃으로 3가지 색깔로 내놓았는데 남성들도 의외로 많이 찾았다”며 “이번에는 남성들의 피부 톤에 맞춰 어두운 색깔을 보강해 5가지 종류로 늘렸다”고 소개했다. 스킨케어, 기름종이를 찾던 남성들이 최근에는 비비크림, 파운데이션, 눈썹정리 메이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사가 시작되자 주로 20, 30대 남성들이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하나둘씩 찾아왔다. 행사장의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여드름 자국과 잡티를 가리는 방법을 알려주자 한 남성은 ‘비비크림을 얼굴에 누르듯 발라야 하는지 두드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수줍게 묻기도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여자처럼 눈썹 모양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붓을 이용해 자기 눈썹의 ‘빈 공간’을 색깔로 채우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박중현 씨(30)는 “평소에 메이크업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하는지 정도는 남들만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격식을 차려야 하는 중요한 자리에 갈 때에는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브랜드숍 화장품들도 발 빠르게 남성 전용 메이크업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남성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이른다. 2010년에는 아이라이너 등 남성 색조 메이크업 전문 라인 ‘네오 클래식 옴므 그루밍’ 5종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파운데이션처럼 피부 결점과 여드름 자국을 가려주는 비비크림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남성용 비비크림은 매년 20%씩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신세대 대학생들은 아이돌 그룹처럼 스모키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스킨푸드가 군인들을 위해 내놓은 ‘수박 줄무늬 위장크림’은 올 초 시판되자마자 일주일 만에 품절됐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군대에서 주는 위장용 색조 크림은 피부에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해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그루밍족#바비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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