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되지만, 윈도8에서는 이렇게도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이타냐 사린 수석프로그램매니저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옥에서 새 PC 운영체제(OS) ‘윈도8’을 소개하면서 달라진 로그인 방법을 설명했다. 그가 로그인 화면에 나타난 미국 시애틀 도심 사진 중 시애틀의 명물인 ‘스페이스 니들 타워’ 위로 손가락을 올려 T자를 그리자 잠금이 해제됐다. 예를 들어 웃는 얼굴 사진을 놓고 입술 위를 손가락으로 따라 그리는 식으로 암호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MS는 새 OS 윈도8의 출시를 앞두고 세계 각국을 돌면서 주요 언론사를 상대로 윈도8의 새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린 매니저는 “MS가 보기에 윈도8은 PC 자체를 새롭게 진화시키는 새로운 차원의 OS”라고 강조했다. 윈도8이 PC와 태블릿PC를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이다. 》
태블릿을 만드는 애플과 구글도 각각 OSX와 크롬이라는 PC OS를 갖고 있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별도의 OS를 사용한다. 사린 매니저는 “MS는 앞으로 스마트폰 OS인 ‘윈도폰8’까지도 윈도8과 쉽게 호환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윈도95’ 이후의 디자인 완전 개편
윈도8은 1995년 MS가 ‘윈도95’를 선보인 뒤 디자인이 기존과 완전히 달라진 첫 OS다. 그동안의 윈도 OS는 시각 효과가 다양해지고 디자인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화면 왼쪽 아래의 ‘시작’ 버튼을 눌러 등장하는 목록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윈도8에서는 이 시작 버튼이 아예 사라졌다. 윈도95에 처음 도입된 지 17년 만의 일이다.
일단 로그인을 하고 나면 친숙한 ‘바탕화면’ 대신 ‘메트로’라고 불리는 화면이 등장한다. 마치 복잡한 창틀로 나뉜 유리창처럼 생긴 화면인데 각각의 사각형 타일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아이콘 역할을 한다. 태블릿에서는 메트로 화면의 타일을 터치하면 스마트폰에서 아이콘을 터치한 것처럼 해당 앱이 실행된다. PC에서는 터치패드나 마우스로 커서를 타일 위로 옮겨 클릭하면 앱이 열린다.
‘플립 포워드’라는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웹페이지를 읽다가 책장을 넘기듯 손가락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쓸어 넘기면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게 해준다. 긴 신문이나 잡지 기사가 여러 페이지로 나뉘어 있을 때 편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윈도XP나 윈도7에서 쓰던 프로그램도 모두 쓸 수 있다. 또 메트로 화면에 마치 하나의 앱처럼 존재하는 ‘바탕화면’을 터치하면 기존 윈도와 같은 형태의 바탕화면이 떠오른다. 여기에도 시작 버튼은 없다. 마우스를 왼쪽 아래 구석으로 옮기면 메트로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는 메뉴가 나타날 뿐이다.
○ “판매 시점은 아직 미정”
이날 MS가 선보인 윈도8은 여러 면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연상시켰다. 부팅 시간이 빨라졌고 메트로 화면에서 작동하는 앱들은 기존 윈도 프로그램과 달리 바로바로 실행됐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같은 역할을 하는 ‘윈도 스토어’도 생겼다. 윈도8의 판매 시점은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함께 한국을 찾은 MS의 윈도부문 홍보담당 크리스토퍼 플로레스 이사는 “오늘 선보인 ‘릴리스 프리뷰’ 버전의 윈도8은 사실상 완성 직전의 제품”이라며 “머지않은 시기에 윈도8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이와 함께 내년 1월 말까지 기존의 윈도 사용자가 윈도8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비용을 39.99달러(약 4만5600원)만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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