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서 실적 장세로 가는 과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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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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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사이클로 본 코스피 현위치와 중장기 전망

한국 주식시장은 증시 사이클로 볼 때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연일 주가가 춤을 추는 혼조세가 이어지면서 장기 흐름에서 한국 증시의 현 위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사이클은 반복되므로 흐름을 알면 미래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가는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2009년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펼쳐졌고 현재의 ‘중간 조정’을 거쳐 내년 이후 기업 실적이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뜻이다.

○ 올해는 박스권, 이후 실적장세

삼성증권이 자체적으로 만든 증시 지표 ‘코스피 컴퍼스(compass)’는 최고 10점 기준으로 현재가 2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0.5∼3.5 구간을 약세장으로 볼 때 지금은 몇몇 호재가 있더라도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어려운 구간에 있는 셈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약세장을 ‘엘리엇 파동’ 이론으로 설명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증시가 상승세를 탈 때 ①상승(유동성 장세) ②하락(조정기) ③상승(실적 장세) ④하락(조정기) ⑤상승(거품) 등의 순서를 거친다. 이를 통해 볼 때 2011년 상반기까지 약 2년 동안은 유동성 장세였고 지금의 조정기가 지나면 기업 실적 중심의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됐다.

범위를 올해 안으로 좁히면 상반기 흐름이 하반기에도 다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올랐다가 2분기 하락한 것처럼 3분기 강세를 보이다 4분기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뜻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9년 중반부터 약 1년 동안 지속된 박스권의 모습이 올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주도의 반짝 상승세를 보인 후 4분기 약세로 돌아서며 경기 방어주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도로 최근 상황을 해석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악화된 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았지만 최근 ‘안도 랠리’가 나타나며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시장의 불안요인이 수그러들면 단기 하락폭이 컸던 종목과 이익 개선 기대주, 중소형주,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 등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했다.

○ “코스피 하락 때 분할 매수 가능”

증권업계는 증시 사이클로 볼 때 대체로 장기 전망을 밝게 봤다. 내년 이후 기업 실적이 상승장을 이끌 것이란 뜻이다. 이 연구원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한국 주식이 저평가된 반면 기업들의 이익 개선 가능성은 높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1,850 선, 1,800 선 등이 무너진다면 그때마다 주식을 분할 매수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실적 장세가 올 것으로 예상할 때 저가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실적이 바닥에 가깝고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에 주목했다. 유럽 위기가 웬만큼 해소되면서 실적장이 펼쳐질 때 주가 급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목으로 조선주가 꼽혔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면 중소형 가치주의 상승 폭이 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증시#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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