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마트-홈플러스, 실버사원 800명 채용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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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휴무 매출 감소로 기존 인력도 감축이달-연내 채용 잇달아 연기하거나 보류

의무휴일제 시행 등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대형마트들이 은퇴자 등 고령층 직원 채용계획을 잇달아 보류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말로 예정된 ‘시니어 사원’(56∼60세) 채용을 연기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연내 400명을 목표로 했던 ‘실버 사원’(50∼65세) 채용안을 보류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2일 “당초 이달 말 시니어 사원 400명을 무기 계약직으로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연기하는 방향으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며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초 롯데마트는 상반기(1∼6월)에 두 차례에 걸쳐 800명을, 하반기(7∼12월)에 200명을 뽑아 연내 총 1000명의 시니어 사원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2월 320명의 시니어 사원을 채용해 현재 270∼280명이 근무하고 있다. 당시 채용과정에서 대기업 임원 출신 은퇴자와 박사 학위 소지자 등이 지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12일 “올해 실버 사원 400명을 채용할 계획을 세웠으나 영업규제 등 외부 환경의 문제로 신규 채용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008년 실버 인력 481명을 채용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597명, 2010년 358명, 지난해에는 402명을 채용했다.

대형마트들은 불황에 영업 규제까지 겹쳐 기존 근무 인력도 내보내는 상황에서 젊은 직원보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고령층 직원을 채용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고령층 직원들은 입사 후 재교육 부담이 크고 젊은층에 비해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관점에서 채용을 해 온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매장에서 유통기한 관리, 계산, 재고 정리, 진열 등 단순 업무를 맡는다.

한 달에 이틀씩 강제휴무하게 하는 내용의 대형마트 규제는 3월 11일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6.4% 줄었다. 그 여파로 의무휴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3월 말 이후 대형마트 3사에서 협력업체의 파견사원과 주말 아르바이트생을 위주로 △이마트 839명 △홈플러스 1607명 △롯데마트 610명 등 3056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한편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불똥’은 고령층 인력뿐 아니라 장애인과 같은 소수자 채용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2.3%에서 2.5%로 올리도록 한 정부 방침에 따라 최근 장애인 40명을 채용한 이마트는 “장애인 추가 채용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롯데마트#홈플러스#실버사원#의무휴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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