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양자택일의 문 앞에 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IHT “결속강화냐 붕괴냐 기로에”… WSJ “2008년이후 유지된 G20 공조 무너져”

그리스 스페인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4일 유로존 위기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 미뤄지면서 ‘결속 강화냐, 유로존 붕괴냐’라는 양자택일만 남은 ‘진실의 순간’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IHT는 “유로존 실업률이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고 미국의 고용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도 악화해 세계 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노무라증권 젠스 노르드빅 수석 통화·채권 전략가는 “유로존 균열이 가시화되고 스페인을 비롯한 역내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다”며 “이제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미국 언론들도 6월 첫째 날 뉴욕 증시가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폭락한 것이 유로존의 붕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투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그 충격이 어디까지 번질지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국제 공조를 유지했던 강대국의 협조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제 국내 문제 때문에 유럽 지원이 어려운 상태에서 “빨리 근본 대책을 내놔라”는 은근한 협박만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3일 프랑스TV 인터뷰에서 17일 2차 총선을 앞둔 그리스의 급진좌파 시리자당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가 “1당이 되면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그러면 우리는 무한히 복잡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파니코스 데메트리아데스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도 3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키프로스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키프로스 2위 은행) 포퓰라뱅크의 재자본화에 필요한 18억 유로를 확보해야 하는 최종 기한이 이달 말이기 때문에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유로존#그리스#스페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