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세계 수준의 디자인 품격’을 강조하며 디자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드웨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의 경험과 감성을 배려하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구 회장은 24일 그룹 핵심 경영진과 함께 경기 평택시 LG전자 디지털파크에서 열린 금형기술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22일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디자인 경영간담회’를 직접 주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전략 제품의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제품 간 사용자경험(UX) 통합을 주로 논의했다. 하드웨어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품을 조작할 때의 즐거움, 촉감과 같이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스마트폰과 TV는 끝마무리에 따라 제품의 품격이 달라지는 만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교하게 디자인해 완성도를 높여 달라”며 “생활가전은 기능뿐 아니라 실제 주부들이 사용할 때 편리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소프트웨어에서부터 하드웨어 디자인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금형은 LG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력회사들의 금형기술 수준도 높여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당부해 디자인 경영의 ‘질적 변화’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를 소프트웨어 디자인 경쟁력 강화 원년으로 삼고 협력회사 동반 성장도 강화하기로 했다. 1100억 원을 투자해 지은 금형기술센터와 지난해 문을 연 제품품격연구소와의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금형 개발기간을 이전의 절반으로 줄여 완제품 판매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며 “협력회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금형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19개 교육과정을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디자인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신년사에서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내세워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 뒤 해외출장 길에도 매장에 들러 LG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을 챙기고, 매년 디자인경영 간담회도 직접 주관하고 있다. 이후 LG는 2006년 600명이던 디자인 인력을 700명으로 늘리고 디자인 영재교육 등 자체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 결과 ‘레드닷 디자인상’ ‘iF 디자인상’ 등 해외에서 디자인 관련 상을 259개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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