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그리스 리스크로 위태위태… 안전한 우산이 필요한 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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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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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시장, 엄브렐러 펀드에 주목
투자자가 펀드 선택 가능… 수수료 없이 갈아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즉 ‘그렉시트(Grexit·Greece와 탈퇴를 뜻하는 Exit의 합성어)’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코스피가 휘청거리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5월 들어서 ‘매도랠리’를 펼치면서 한때는 마지막 지지선이라 여겨졌던 1,800 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프랑스의 좌파정부 구성, 그리스의 연립정부 국정 실패 등 해외 악재들이 잇달아 발생하며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과연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일부 투자자는 지금이 저가매수의 기회라며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고 있지만 대다수는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단기투자처를 이용하거나 주가연계증권(ELS) 위주로 돈을 굴릴 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 여러 펀드 갈아타며 리스크 관리

불확실한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상품 중의 하나가 바로 ‘엄브렐러(umbrella) 펀드’다. 엄브렐러 펀드는 말 그대로 하나의 펀드 밑에 우산살처럼 여러 개의 하위펀드를 거느린 펀드다. 모(母) 펀드 아래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인덱스형, 레버리지형, 리버스형, 머니마켓펀드(MMF) 등 여러 유형의 자(子) 펀드를 둬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이나 투자 목적에 따라 이동할 수 있게 했다. 투자자들은 하락장이 예상될 때는 안정적인 채권형이나 하락할 때 거꾸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리버스형 펀드 등에 투자하고 상승장이 예상될 때는 주식형이나 인덱스 펀드로 갈아타면서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 스스로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펀드를 갈아타면서도 펀드 간 이동할 때 전환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엄브렐러 펀드의 올 들어 21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0.59%였다. 5월 주가 폭락으로 수익률이 많이 낮아졌으나 대부분의 테마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63%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특히 다양한 엄브렐러 펀드 가운데서도 ‘한화동남아시아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이 연초 이후 7.97%의 수익률을 거두며 가장 돋보였다. 자금이 제일 많이 들어온 것은 ‘한국투자엄브렐러인덱스증권전환형투자신탁1’로 펀드 환매 열풍 속에서도 연초 이후 256억 원 상당의 자금을 모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하나의 펀드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펀드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투자자들이 갈아타는 펀드를 잘만 선택하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환 횟수 제한 등은 주의해야


특히 최근 들어 운용사들이 펀드 전환 횟수 제한을 없애 선택의 폭을 넓히는 추세인 것도 투자자들이 엄브렐러 펀드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기존 엄브렐러 펀드들은 연간 12회까지 전환 수수료 없이 펀드를 바꿔 투자할 수 있지만 12회를 초과하면 수수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운용, 신한BNP파리바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제 엄브렐러 펀드의 전환 횟수 제한을 없애고 있다. 장의 추세에 따라 몇 번이라도 펀드를 갈아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투자자가 갈아탈 펀드를 스스로 결정하는 만큼 경제 상황과 증시 흐름을 읽을 줄 아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만 있다면 주식 직접투자만큼 큰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내공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펀드를 전환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요즘은 전문 펀드매니저들도 환매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투자자가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한편 투자 컨설팅을 받는 편이 바람직하다.

왕병렬 한화투자증권 화곡지점 PB는 “엄브렐러 펀드는 마켓타이밍을 잘 포착하고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투자자별 맞춤 설계도 가능하고 시장에 대해 공부도 해볼 수 있지만 상품 구성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쪽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엄브렐러 펀드 ::

성격이 다른 여러 개의 하위펀드 사이에 전환이 자유로운 펀드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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