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中총리 “성장유지에 가장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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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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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으로 무게중심 이동… 한국 對中수출 숨통 트일 듯

원자바오(溫家寶·사진) 중국 총리가 ‘경제성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존에 주창하던 ‘안정’과 ‘체질 개선’에서 성장 쪽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 총리는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서 가진 좌담회에서 “중앙정부가 성장과 경제 구조조정, 인플레이션 관리 등 세 가지 요인을 적절히 조정하면서 적극적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병행하고 성장유지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꾸준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내수를 진작하고 외부 수요를 안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총리가 이날도 ‘안정 속 성장’이라는 올해 정책목표를 거듭 언급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AFP통신 등 외신의 해석이다. 특히 이번 발언은 내수 확대를 위한 ‘제2의 가전하향(家電下鄕·농촌에서 가전제품을 사면 보조금 지원)’ 조치를 내놓은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국무원은 16일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모든 국민을 상대로 향후 1년간 에너지 절약형 에어컨이나 평면TV, 냉장고 등을 사면 제품 가격의 10%를 보조해주기로 했다. 또 고효율 전기기계 사용 촉진을 위한 보조금을 별도로 책정했으며 배기량 1600cc 이하 자동차 구매자에게도 가격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투입될 재정보조금은 363억 위안(약 6조7111억 원)에 이른다. 가전하향 조치는 원래 농촌에만 해당되지만 이번엔 모든 국민으로 확대됐다.

중국이 경기부양 쪽에 좀 더 무게를 싣는 이유는 당초 예상보다 경제여건이 더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성장 엔진인 수출은 4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어나는 데 그쳐 올해 목표치인 10% 증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입은 0.3% 늘어나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임호열 한국은행 베이징대표처 수석대표는 “중국 정부가 그리스 등 유로존 충격이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해 구조조정보다는 성장 쪽으로 다시 정책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등 후속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중국의 정책변화가 좀 더 가시화하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가전 보조금 조치도 과거와 달리 한국이 중국보다 강세를 보이는 에너지 절약형 등 고(高)기술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원자바오#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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