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4곳 영업정지]3년만에 업계 1위, 7년 지나 퇴출… 솔로몬 임석 회장 ‘마당발의 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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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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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M&A로 급성장
“DJ-盧인맥 덕봤다” 뒷말도

6일 영업 정지된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사진)은 김대중(DJ) 정부 시절인 1999년 채권 추심업체인 솔로몬신용정보를 세워 금융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2002년에는 파산 직전의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해 솔로몬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저축은행 경영에 뛰어들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를 늘리면서 출범한 지 불과 3년 만인 2005년 자산기준 저축은행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

임 회장은 2005년 7월 부산을 연고지로 한 한마음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전북의 나라저축은행도 사들였다. 이어 2007년 10월 경기 파주시의 한진저축은행을 인수해 경기솔로몬저축은행으로 편입시켰고, 2008년 3월에는 KGI증권을 인수해 솔로몬투자증권으로 바꿨다. 이 같은 ‘영토확장’을 통해 솔로몬저축은행그룹의 자산은 일부 지방은행을 추월할 정도로 커졌다.

전남 무안군 출신인 임 회장의 과거는 상당 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 그는 지방의 한 실업계 고교를 나온 뒤 20대 후반에 미국 캘리포니아 미라마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말 옥외광고 사업을 하면서 기업가로서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한다. 1987년에는 DJ 진영의 정치적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회(연청)의 기획국장을 석 달가량 맡는 등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임 회장은 ‘금융계의 마당발’로 불릴 정도로 정치권, 관계(官界), 금융당국 등 각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 DJ 정부 시절 금융계 구조조정의 책임자였던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저축은행 분야 등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현 칸서스자산운용 회장)는 2003년 2월부터 1년여 동안 솔로몬저축은행 총괄회장을 맡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DJ, 노무현 정부 시절 임 회장 사업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임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업하는 사람이 여당도 만나고 야당도 만나는 것이지 내가 마치 특정 정치세력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비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죄가 있으면 벌을 받겠지만 (사업을 하면서) 불법이나 탈법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저축은행 영업정지#금융#은행#솔로몬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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