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틀러 “FTA재협상 생각하고 있지 않다”… ISD개정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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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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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발효후 첫 방한서 밝혀

숙명여대생들과 ‘FTA 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처음 방한한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보(가운데)가 3일 서울 숙명여대에서 한미 FTA 및 여성 리더십에 관한 대담을 마친 뒤 사회를 본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왼쪽), 대담자인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오른쪽), 학생들과 함께 연단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숙명여대생들과 ‘FTA 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처음 방한한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보(가운데)가 3일 서울 숙명여대에서 한미 FTA 및 여성 리더십에 관한 대담을 마친 뒤 사회를 본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왼쪽), 대담자인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오른쪽), 학생들과 함께 연단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발효된 지 6주 밖에 안 된 만큼 재협상의 가능성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투자자-국가소송제(ISD) 개정 문제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커틀러 대표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에서 가진 학생들과의 대담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이 걱정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FTA 재협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커틀러 대표보는 "한미 FTA는 20개가 넘는 분과위원회의 공동작업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쉽게 재협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지금은 FTA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할 지에 대해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는 지난해 11월 한미FTA 국회 비준을 앞두고 "한미 FTA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미 FTA에 대해 한국이 제기하는 어떤 이슈에 대해서도 한국과 협의(consult)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로서는 한미FTA 합의에 따라 일단 협상 테이블에는 앉겠지만, 논의와 개정은 별개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통상장관이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1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ISD 재협상을 다룰 서비스투자위원회 개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통상장관 간 서한 교환을 통해 ISD를 포함해 서비스·투자 분야 현안을 논의할 서비스·투자 위원회를 FTA 발효 후 90일 이내에 설립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커틀러 대표보는 한미FTA 발효 의의에 대해 "긴 여정(long journey)을 마침내 끝내고 한국과 미국이 모든 측면에서 진정한 파트너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부터는 양국 정부와 기업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정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선 그만 생각하고 한미 FTA의 장점을 보면서 양국 기업들이 어떻게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라고 했다.

[채널A 영상] 한미 FTA 발효…관세 없어져도 물건값은 그대로?

학생들 앞에서 한미 FTA 협상 당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커틀러 대표보는 "2007년 2월 워싱턴에서 열린 7차 협상 때 폭설로 학교에 못 간 아들을 맡길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협상장에 데려왔는데 한국 언론이 이를 두고 오해를 했다"며 에둘러 서운함을 표시했다. 당시 국내 일부 언론은 커틀러 대표보가 협상장에 아들을 데려온 것을 놓고 "공식적인 자리에 사적 행동을 보인 것은 전문가답지 않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이상훈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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