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보험사 ‘배당 잔치’ 급제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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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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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배당社 집중 검사”

금융당국이 배당을 많이 한 보험사를 집중 검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높은 배당을 결정한 뒤 다른 보험사들도 ‘배당 잔치’를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일 “보험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수익이 난다고 써버려서는 안 된다”며 “높은 배당을 결정한 보험사의 결산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장기적인 리스크를 감안해서 합리적으로 배당 결정을 했는지 감독기관으로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6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보험사들은 이달 이사회를 열어 결산을 확정짓고 배당률을 승인할 계획이다.

현행 법규상 금융회사의 배당에 대해 감독기관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개별 금융회사 이사회에서 배당 결정을 해서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다만 금감원은 배당 결정이 제대로 내려졌는지 살펴볼 수단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배당 자제를 권유했지만 보험사들은 높은 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을 보였다. 대한생명(42%), LIG손해보험(36%), 현대해상(35%), 메리츠화재(32%), 삼성화재(26%) 등 대형 보험사들이 고배당을 주도했다.

집중 검사대상과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올해도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삼성생명은 검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그런 배당을 결정한 배경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검사는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삼성생명은 2011회계연도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지만 최근 이사회에서 전년과 같은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41.8%에 이른다. 삼성생명이 고배당을 결정하자 6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주요 보험사들도 삼성생명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검토하는 단계이지만 삼성생명이 높은 배당을 결정해 (고배당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외국계 보험사들이 고배당을 통해 본사 송금 규모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본사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난 한국에서 배당금을 송금하려고 한다”며 “지난해에도 그런 움직임이 보여 자제시켰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금융감독원#보험#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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