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건희의 어린애 같은 발언 몹시 당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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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삼성그룹 선대 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 청구 소송을 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숙희 씨가 이건희 회장의 강경 발언을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맹희 씨는 23일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배포한 입장 발표 자료에서 "최근에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면서 "앞으로 삼성을 누가 끌고나갈 건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맹희 씨측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육성 녹음테이프도 배포했다.

이맹희 씨는 "건희는 현재까지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면서 "한 푼도 안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최근에 건희가 숨겨왔던 그 엄청난 차명재산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맹희 씨는 이건희 회장이 헌법재판소까지 가더라도 소송을 끝까지 하겠다고 한 말에 대해 "이게 헌법재판소까지 갈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맹희 씨도 "이 소송은 내 뜻이고, 내 의지"라면서 소송을 끝까지 추진하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맹희 씨는 "삼성을 노리고 이런 소송을 하는 것은 아니라 진실을 밝혀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소송이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채널A 영상] 이맹희 “이건희 회장 탐욕이 소송 초래”

이숙희 씨도 "나는 한 푼의 상속재산을 받은 사살이 없고 차명주식의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합의해준 적도 없다"면서 "그런데 이건희 회장은 '선대회장때 다 분재됐다'는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숙희 씨는 "이러한 발언과 달리 작년에는 상속인들간에 합의가 있었다는 허위내용에 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캐물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는 발언은 형과 누나인 우리를 상대로 한 막말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발언을 듣고 정말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숙희 씨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이 25년간 숨겨왔던 내 재산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육성 녹음까지 배포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그 내용은) 이맹희 씨 자서전에 다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개인간의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논할 것은 없다"고 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7일 출근길에 소송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다. 고소를 하면 끝까지 (맞)고소를 하고,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라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남인 이맹희 씨는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지난 2월 7100억원대의 상속분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고 차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는 같은달말 1900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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