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마케팅 위해 한국수출 와인값 10% 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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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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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내파밸리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가보니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내파밸리에 위치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화창한 날씨 속에 막 가지치기가 끝나고 새싹이 돋기 시작한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다. 미국 와인의 90%를 생산하는 내파밸리에는 와이너리만 400곳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이곳은 특별하다. 1966년 ‘미국 와이너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로버트 몬다비가 설립해 유럽 와인의 콧대를 누르고 미국 와인을 세계에 알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마크 드비어 로버트 몬다비 와인마스터 및 마케팅 디렉터(사진)가 ‘내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시음을 권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와인이다. 드비어 디렉터는 “와인업계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와인 값이 내려 한국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파밸리 카베르네 쇼비뇽’은 지난달 15일 한미 FTA 발효 직후 한국 시장 판매가가 7만8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까지 진행된 할인행사에서는 5만5000원에도 팔렸다.

로버트 몬다비 관계자들은 한미 FTA에 대해 ‘절호의 기회’라는 표현을 자주 했다. 미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 4위의 와인 생산국이지만 한국 시장에선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품질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5년 전 한-칠레 FTA 이후 칠레 와인이 인기가 높아진 것을 보고 한미 FTA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실제로 미국 와인업체들은 공격적인 ‘FTA 마케팅’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 측은 한미 FTA 발효 직후부터 손실을 감수하면서 10%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드비어 디렉터는 “실제 관세 인하 효과를 보려면 미국에서도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 FTA 발효 후에도 가격 인하까지 2∼3개월이 걸린다”며 “이 기간 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한국 시장으로 가는 전 제품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몬다비 제품을 수입하는 신동와인은 여기에 한 달 동안 10% 인하 특별행사를 추가했다. 신동와인 관계자는 “한미 FTA 이후 한 달 동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드비어 디렉터는 “올해 10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출신 셰프인 제프 모셔 씨와 함께 한국을 찾아 대규모 와인 디너 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파밸리=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FTA#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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