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이젠 자산관리에 주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재무설계사 등 자격증 취득… 영업직원 모두 PB로 전환
시총 1위 탈환 실적도 증가

브로커리지(주식 중개)의 전통적 강자인 대우증권이 종합자산관리에 주력하는 체질 개선에 성공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점 영업인력을 모두 프라이빗뱅커(PB)로 탈바꿈시킨 전략이 실적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대우증권은 22일 지점의 영업직원 978명을 모두 PB로 바꾸는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까지 지점 영업직원 가운데 고객의 자산관리에 주력하는 PB는 200여 명에 그쳤다. 주식영업 업무를 하던 나머지 직원은 지난해부터 각종 자격증을 취득해 PB로 변신했다. 영업직원들이 펀드, 랩,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고객의 자산을 종합관리하면 기존의 강점인 주식 중개 실적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략이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직원 교육시간을 업계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하는 1인당 190시간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영업직원 가운데 67명이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시험에 합격했고 512명이 종합재무설계사(AFPK) 자격증을 땄다. CFP 합격자는 증권업계 전체 합격자의 39%를 차지했고 AFPK 취득자는 증권업계 전체의 56%에 이르렀다. 전남 여수지점 이은선 씨(21·여)처럼 고교 졸업 후 일반직으로 채용된 직원들도 AFPK 자격증을 따 PB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대우증권은 지점 영업직원을 모두 PB로 전환하면서 주식과 자산관리로 나뉘었던 영업직군도 PB로 통합했다. 또 지점과 직원 평가 때 70%와 30%씩 반영하던 주식 영업실적과 자산관리 비중을 5 대 5로 바꿨다. 대우증권 측은 “자산관리를 강화하면서 고객들이 일반 주식부터 채권, 펀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랩 등 모든 상품을 원스톱으로 상담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수익 증대로 돌아와 대우증권은 올 들어 상대수익점유율을 10% 선까지 끌어올렸다. 상대수익점유율은 증권업계 전체 이익에서 해당 증권사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증권사 경쟁력의 지표로 꼽힌다.

자산관리 분야가 강화되면서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자산관리형 상품을 5200억 원어치 팔았고 2010년 말 이후 처음으로 삼성증권을 제치고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를 되찾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 수익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 대우증권처럼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하는 전략이 업계의 추세로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대우증권#자산관리#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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