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부사장 “태양광 혹한기 하반기부터 풀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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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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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폴리실리콘(태양광전지의 주원료) 제조사 OCI에도 지난해는 ‘혹한’이었다. 7일 오후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300홀에서 기업실적 설명회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이우현 OCI 부사장(44·사진)은 “지난해 1분기에는 ‘이렇게 돈을 잘 벌어도 되나’ 할 만큼 벌이가 좋았는데 4분기에는 ‘이렇게 못 벌어도 되나’ 고민할 정도였다”며 농담조로 현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OCI는 고품질 태양광 모듈에 필요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회사다. 미국 헴록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국내 태양광 기업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꼽히는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66% 감소한 8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는 아니지만 매끄럽게 나가다가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OCI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4조2760억 원, 영업이익은 1조1140억 원이다.

전 세계 태양광 업계가 어려운 이유는 2010∼2011년 태양광 투자가 급증한 데 반해 경기 침체로 수요가 따라주지 못해 공급 과잉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가 적자, 매각, 폐업, 사업 철수, 투자 보류, 투자 연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서는 알티솔라가 폐업하고 미리넷솔라는 파산했으며 KCC는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도 태양광 모듈 생산을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이런 혹한기가 얼마나 갈지 우리도 예측하기 힘들다”며 “그러나 빠르면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 수요를 70% 차지하는 유럽 상황이 언제쯤 좋아질지 알 수 없지만 미국과 인도, 중국, 일본 등지에서 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늘고 극심한 가격 하락을 초래했던 악성 재고들도 상당히 해소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7.7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어려운 와중에도 시장은 성장했다”며 “기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이외에 미국 등 새로운 국가들이 태양광 발전을 독려하고 있어 3, 4년간 성장세는 견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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