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롯데’의 이름을 건 직매입 편집숍 ‘바이 에 토르(BY ET TOL)’를 다음 달 선보인다. 직매입 편집숍은 협력업체를 거치지 않고 백화점의 상품기획자(MD)가 직접 해외 컬렉션과 쇼룸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공수해 오고 재고도 자체 부담하는 모델이다. 국내 39개 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가 직매입 편집숍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서울 중구 소공동본점에 137m²(41.6평), 3월 부산 서면점에 155m²(46.9평) 규모로 ‘바이 에 토르’ 편집숍을 연다. 30대 초중반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DKNY, 띠어리 수준의 고급 수입의류를 판매한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별’을 뜻하는 에투알(etoile)에서 따왔다. 신진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의미다. ‘etoile’과 발음이 비슷한 ‘ET TOL’를 거꾸로 배열하면 롯데(LOTTE)가 된다. 이 편집숍을 대표 브랜드로 키워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자사 백화점에도 진출시킨다는 목표를 담았다.
이 매장은 국내외 31개 브랜드로 구성된다. 미국의 ‘클루’, 스페인의 ‘마스코브’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와 ‘McQ(알렉산더 매퀸)’ 등 명품 세컨드 라인을 선보인다. 미국 배우 시에나 밀러가 운영하는 ‘트웬티에이트트웰브’와는 국내 단독 계약을 맺었다. 스티브J&요니P 등 국내 디자이너와 협업해 자체상표(PB)도 내놓는다. 가격은 고급 수입의류의 80% 안팎이다. 김대수 글로벌MD팀장은 “백화점 내 ‘명당’으로 꼽히는 상향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자리를 마련했고 물량은 30억 원어치를 준비해 규모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가 대규모 직매입에 나선 것은 백화점 간 차별화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생 압박’으로 기존 사업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팀장은 “프리미엄 아웃렛 등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다는 점도 직매입을 시도할 수 있게 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스타일429’, 신세계백화점은 ‘맨즈컬렉션’, 갤러리아는 ‘지스트리트494’ 등 직매입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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