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수입 지난달 이미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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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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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만t… 2010년 10월이후 최저
제재 앞두고 미리 감축한 듯… 업계 “일부러 줄인것 아니다”

한국 정부의 지침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지난달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정유업계에서 미리 수입량을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유업계는 일시적인 감소라며 이런 분석을 부인하고 있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63만9281t으로 11월 119만6073t보다 46.5% 줄었다. 2010년 10월(52만8325t)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지난해 월평균 수입량은 103만 t이었으며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102만∼123만 t 수준이었다.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연간 평균치로는 9.8%를 웃돌았으며 월 단위로는 7월 9.6%에서 8∼11월에 각각 11.4%, 11.1%, 10.0%, 12.0% 등으로 높아졌다가 12월에는 5.9%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가 계약을 통한 장기거래 물량은 유지한 채 현물시장에서 들여오던 이란산 물량을 서둘러 줄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월부터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싸고 미국의 제재 움직임이 나타난 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위기감이 반영되면서 눈치 빠른 업계가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지난해 원유 재고가 늘어나면서 생긴 일시적인 감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는 단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국가보다 싸기 때문에 제한 조치에 앞서 수입을 줄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재고 조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계약과 선적기간이 긴 원유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한 달 만에 이란 제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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