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아차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해 12월 총 4107대가 팔렸다. 이는 기아차의 인기 모델인 ‘스포티지R’(4799대)와 맞먹는 수치다. 여기에 최근 예약 대수도 1만 대를 넘어서 지금 당장 계약하더라도 인도까지는 한 달 반가량을 기다려야 한다.
소형(1000cc)으로 가격이 1240만∼1625만 원인 레이의 인기가 의미 있는 것은 기존 소형차 수요를 빼앗아오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점이다. 기아차 모델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은 소형 ‘모닝’은 레이의 선전에도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8000대 이상 팔렸다. 당초 업계에서는 레이가 같은 소형인 모닝의 수요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아차 관계자는 “박스형의 독특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갖추고, 소형으로 유지 비용이 적게 드는 점이 인기비결”이라며 “모닝의 수요층과 별도로 레이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레이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당장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레이와 모닝은 기아차가 자체 생산을 하지 않고 동희오토에 위탁해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모닝의 국내외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동희오토는 현재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기아차는 “레이의 대기 수요가 많지만 모닝 역시 마찬가지라 모닝 생산라인을 레이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며 “당분간 레이의 출고 지연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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