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低下高 증시, 꽃샘추위 지나 기회 노려라

  • 동아일보

강남 PB 4인방의 새해 재테크… 5000만원 투자전략 짜보니

지난해는 투자자들에게 악몽 같은 한 해였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 속에 펀드 등 투자상품 수익률은 속절없이 떨어졌다. 2012년 새해 자산시장 역시 여전히 ‘시계(視界) 제로’다. 어느 해보다 변동성이 큰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초고액자산가들의 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은 “꽃샘추위를 잘 넘기면 큰 수익을 올릴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귀띔한다.

국내 자산관리시장의 총본산인 강남파이낸스센터 빌딩의 대표 PB 4명에게 여윳돈 5000만 원을 굴릴 재테크 전략을 들었다.

○ 초봄 지나 상반기에 승부


대표 PB들에게도 올해 자산시장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 방향성,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미국 경제 회복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의 분수령이 될 2∼3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장은 “6개월을 내다보고 투자자들에게 권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2∼3월 유럽 국채만기 물량이 워낙 많아 당분간은 관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주열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장은 “신흥국도 인플레이션과 선진국 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유럽 위기의 심화와 해소 과정에서 주가를 포함한 경제지표의 등락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초봄을 잘 넘기면 시장 흐름은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조재홍 한국투자증권 V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은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된다고 보면 주가는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상반기에 주식비중을 높여 이익을 실현하고 하반기에 비중을 줄이는 방향이 좋다”고 조언했다.

○ 기대수익률 낮추고 분산투자


PB들은 5000만 원의 여유가 있다면 일단 철저한 분산투자와 유동성 확보에 신경을 쓰고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 센터장은 KP물(국내 기업의 외화표시채권)을 추천했다. 그는 “유럽 리스크가 없어지면 채권가격이 올라 표면금리에다 채권시세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 형태로는 거치식과 역적립식(월지급식)을 추천했다. 조 센터장은 “내년에 1∼2년 적립식 형태로 투자하다가는 연말에 시장이 꺾이면 못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자금을 맡긴 뒤 조금씩 돈을 빼내는 방식이 좋다”고 조언했다.

변 센터장은 “여윳돈은 상반기에 채권과 현금으로 갖고 있다가 유럽 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상품별로는 주식 10%, 채권 30%, 현금성 자산 40%, 기타자산 20%로 구성하되 유럽 위기의 해소 여부에 따라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바꿀 것을 권했다. 상품별로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끈 해외국채, 주가연계증권(ELS)은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KP, 신용연계채권(CLN), 파생결합증권(DLS) 등도 틈새 상품으로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박경희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UHNW)사업부장은 “상반기 중 변동성이 확대되면 주식과 원자재에 대한 투자기회로,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은 수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상품별로는 △주식적립식펀드(인덱스펀드, KOSPI200 ETF) 20% △원금손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ELS 월지급식 40% △인플레이션 헤지 위해 물가연동국채 20% △안전자산 선호와 유동성 확대 시 금 ETF 20% 등을 추천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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