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삼성그룹주 펀드 vs 汎 현대그룹주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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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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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세-IT약세’가 수익률 갈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2011년 연간 순이익 규모가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추월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 8개 상장사의 올해 추정 순이익은 18조473억 원으로 삼성그룹의 추정 순이익(17조7534억 원)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이 현대차그룹에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어느 한 지표에서라도 뒤진 것은 현대차그룹이 2000년 범현대가(家)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삼성그룹은 순이익에서만 현대자동차그룹에 밀린 것이 아니다. 불안한 정보기술(IT) 경기의 영향으로 올해 그룹주 펀드시장에서도 삼성그룹은 현대차그룹에 뒤처졌다. ‘삼성을 믿고 자산을 맡기라’던 삼성그룹주 펀드들의 명성에 주름살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 IT 부진에 삼성그룹주 펀드 울상

삼성그룹주 펀드의 우울한 성적에는 글로벌 경기의 영향이 컸다. 올해 자동차 강세, IT 약세라는 업황이 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일 기준 삼성그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20%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그룹주 펀드나 현대차그룹 펀드 등 범현대그룹주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1%로 삼성그룹주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성적을 뽐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2.09%인 점을 감안하면 범현대그룹주 펀드들의 활약은 더 두드러진다. ‘대신GIANT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투자신탁[주식]’은 수익률이 14.76%에 이르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에 힘입어 수익률 상위 펀드의 대표주자였다. 상황이 역전된 것은 올해부터다.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급락하기 시작한 8월 이전 국내 증시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관련 업종들이 주도했다. 상대적으로 지난해 이미 주가 100만 원을 웃돈 삼성전자는 상승 여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7월 말까지 현대그룹주 펀드가 18% 넘는 수익률을 거두고 현대차그룹 펀드도 10%의 성과를 내는 동안 삼성그룹주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2.4%)을 내고 말았다.

○ 삼성전자 등 최근 다시 상승 날갯짓

이처럼 올해 명성에 금이 간 삼성그룹주 펀드가 과연 내년에는 명예회복을 노릴 수 있을까. 다행히 최근 움직임은 좋다. 먼저 삼성전자가 황제주(주가가 100만 원을 넘는 주식)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성그룹주 펀드는 최근 1개월 3.55%, 3개월 5.82%의 수익률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최근 1개월 0.14%, 3개월 0.82%의 수익률을 보인 국내주식형 펀드를 앞서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테마펀드들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성적이다.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3개월 수익률 12.03%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미래에셋맵스 TIGER 삼성그룹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9.8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가 삼성전자 등 경기반등 초기 국면에 주목받는 업종이 많다 보니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좋은 수익률을 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 지속 가능성 같은 변수는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대외변수 불안에 따른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룹주 펀드 등 특정 펀드 유형에 집중하기보다는 유형별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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