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급락 딛고 다시 ‘빙그레’

  • 동아일보

“제품가격 인상효과 본격화”
내년 매출-영업익 증가 전망

최근 주춤하던 빙그레가 다시 ‘빙그레’ 웃고 있다. 4분기 들어 거침없이 상승해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년에 실적 모멘텀이 있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20일 코스피시장에서 빙그레는 전날보다 2900원(5.02%) 오른 6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3일 연속 하락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빙그레의 반등은 10월부터 시작됐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빙그레는 최대 성수기인 6∼8월에 비가 많이 와 빙과류 판매가 저조한 데다 원재료인 원유, 설탕 등의 가격 인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나 급감했다. 주가는 10월 4일 4만56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8월 원유 가격 인상 이후 11월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등의 제품 가격이 6∼8% 인상되면서 실적 기대감도 높아졌다.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8일 6만6200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이후 주춤해 한때 5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11월 초 제품 가격이 올랐고 수입 원재료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빙과류 등 확실한 수익원이 있는 데다 커피음료(아카페라), 끌레도르 아이스크림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성장이 두드러지고, 남미 미국 등으로의 아이스크림 수출도 내년 실적 전망을 밝게 한다”고 말했다. 올해 크게 부진했던 빙과류에서는 기저효과도 기대된다. 대우증권은 빙그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 각각 7280억 원, 510억 원에서 내년에는 7870억 원, 64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0월 이후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부담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양호한 수익률로 매력적인 가격 수준은 아니다”라며 “제품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가 없고 원가가 오를 때 제품 가격 전가 능력, 제품의 시장 경쟁력, 비용 구조 등이 워낙 변하지 않아 중장기 박스권을 크게 탈피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고 내년 여름에도 올해처럼 이상기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중장기 리스크 요인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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