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훈장 故던컨 아들 “한국회사는 제시간에 배 만들어줘 좋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2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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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던컨, 무역의 날 금탑산업훈장 대리 수상

"아버지는 열정적이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한 한국인들과 일을 하는 것을 늘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한국 조선산업 발전의 주춧돌을 놓은 고(故) 윌리엄 존 던컨씨의 아들 앤드루 던컨(58)씨는 1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30여 년 전 사망한 자신의 아버지를 이렇게 회상했다.

중동의 조선업체 UASC(United Arab Shipping Company)의 기술수석책임이었던 윌리엄 존 던컨(스코틀랜드)씨는 한국 조선산업 태동기인 1970년대 한국 조선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외국 선주기업들에 전파하는데 힘썼다.

일본 기업을 지지하는 사장에 반하면서까지 현대중공업을 물밑에서 지원해 UASC의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할 수 있도록 돕는 등 그는 1980년 위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한국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세계 1위의 한국 조선 산업을 키워내는 데 귀중한 밑거름을 제공했다.

정부는 한국 무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던컨씨의 공을 높이 사 이날 코엑스에서열리는 무역의 날 행사에 던컨씨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준다.

아들 던컨씨는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해 수상하려고 방한했다.

그는 "아버지는 한국에서 배가 만들어지는 것에 매우 기뻐하셨다"며 "언제나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는 한국인들의 노력 때문에 조선업이 빨리 발전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들 던컨씨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페리를 운영하는 조그마한 선박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집에 있던 시간보다 배를 만들려고 해외로 떠나 있던 시간이 많았을 만큼 선박에 삶의 많은 것을 쏟아 부으셨다"며 "내 첫 직장도 해운 관련 업체였는데 아버지가 서류를 들고 와 좋은 직장이라며 일해 볼 것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사는 글래스고는 예전부터 조선업이 발전한 도시여서 주변에 조선업 관련 친구들이 많이 있다"며 "현대중공업 등 한국 회사는 배를 제시간에 원하는 대로 만들어줘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덧붙였다.

던컨씨는 아버지가 현대중공업에서 일할 당시 입었던 코트를 내보이면서 "아버지가 상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슬프다"며 "아버지를 기억해 준 한국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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