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는 22일 올해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손수제작물 10편을 선정했다. 박관영 씨(왼쪽에서 세 번째), 미국인 마이클 아론손 씨, 권상민 씨 등이 상을 받았다. 구글코리아 제공
동영상은 남들과 공유하기 어려운 콘텐츠였다. 용량이 큰 데다 이를 올릴 만한 플랫폼도 없었다. 캠코더로 찍어 가족들과 비디오로 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바뀌었다.
내가 찍은 동영상을 친구는 물론이고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유명 연예인들은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스타로 등극했다. 연예인뿐 아니다. 일반인들이 자신이 촬영한 동영상을 올리고 유명인사로 ‘뜨는’ 사례도 많다. 구글코리아는 22일 손수제작물 부문,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부문으로 나눠 올해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를 모았던 동영상을 각각 10편씩 선정해 시상했다. ○ 6개월 된 딸의 웃는 모습 촬영, 세계 2만 명 팬 확보
손수제작물 부문 1위 동영상은 박관영 씨(35)가 올린 ‘와∼ 엄마다, 근데 졸려’. 영상에서 딸 예린이는 여느 아이들과 달리 자다가 깬 뒤 울지 않고 부모님을 보며 싱글벙글 웃는다. 박 씨는 이런 딸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생후 6개월이던 올해 4월 영상으로 찍었다. 딸이 나중에 커서 갓난아기 시절을 보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유튜브를 통해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하지만 박 씨와 딸 예린 양은 지금 유명인사가 됐다. 7월 미국의 인터넷 미디어 허핑턴포스트에 박 씨의 동영상이 링크된 것이 계기였다. 귀여운 예린 양의 모습에 미국 사람들은 열광했고 급기야 8월에는 CNN에도 소개됐다. 예린이의 페이스북 팬 페이지는 2만 명가량이 따르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인은 10%에 불과하다. ○ “서울 지하철 너무 편해요” 외국인의 서울 지하철 찬송가
마이클 아론손 씨(28)는 5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미국인이다. 그는 처음 서울 지하철을 타고는 깜짝 놀랐다. 깨끗하고 쾌적한 데다 조용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모습을 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8월 실행에 옮겼다. ‘서울 지하철 노래’라는 동영상을 올려 호선별 특징을 자막과 함께 노래로 정리한 영상이다. 국내 누리꾼들은 이 동영상을 보고 그에게 ‘서울 지하철 홍보대사’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간단해 보이는 이 동영상은 제작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지하철 1호선부터 9호선까지 모든 노선을 다 타보고 각 역의 특징도 빼곡히 적어 뒀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선은 2, 9호선이다. 그는 “2호선은 서울 곳곳을 다닐 수 있고, 9호선은 빠르고 깨끗해서 좋다”고 말했다.
아론손 씨는 요즘 여러 기업에서 동영상에 광고를 넣고 싶다는 제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직 결정을 내리진 못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유튜브로 수입을 올릴 수도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 유튜브로 1인 미디어를 꿈꾼다
대학생 권상민 씨는 유튜브로 사회 이슈를 다루는 1인 미디어를 꿈꾼다. 그는 올해 6월 ‘과자 과대포장 고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턱없이 적게 들어가는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포장을 다 뜯어내고 과자만 박스에 담아봤더니 반도 안 찼다. 그의 이런 동영상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고 언론에서도 이 동영상을 근거로 제과업체의 과대포장 관행을 꼬집었다. 그는 “유튜브의 등장으로 누구나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게 됐다”며 “딱딱하지 않고 풍자적인 콘셉트로 사회고발성 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케이팝, 유튜브 날개 달고 해외로
한편 케이팝 부문에서는 가수 슈퍼주니어, 투애니원(2NE1), 현아가 각각 1, 2, 3위에 올랐다. 슈퍼주니어의 뮤직비디오 ‘Mr.Simple’은 조회수 2600만,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는 조회수 2200만, 현아의 ‘버블팝’은 210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슈퍼주니어의 동영상은 아시아, 북미, 남미, 호주,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고른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투애니원은 ‘톱 10’에 3곡이나 이름을 올려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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