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표 기소에도 ELW시장 또 급팽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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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루평균 1조 4202억원… 거래대금, 규제직전 규모로
“초단타 매매자들 활동 재개”

대규모 불공정거래 혐의로 ‘증권사 전현직 대표 12명 기소’란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다시 급격한 팽창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부터 불안해진 금융시장을 틈타 ‘한탕’을 노린 투기성 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만으로 보면 7월 당국의 규제가 시행된 지 4개월 만에 시장이 원래 규모로 돌아온 것이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내놓은 금융위원회의 건전화 방안이 무색해지게 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ELW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조4202억 원이다. 이는 당국의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6월(1조4400억 원) 수준으로 돌아간 규모다. ELW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시장 건전화 방안이 시행되기 시작한 7월에는 1조1621억 원으로 줄어 전월 대비 18% 이상 급감했다.

금융위가 내놓은 건전화 방안은 기본예탁금 1500만 원을 부과하고 초단타매매자(스캘퍼)가 이용한 전용회선 특혜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개인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한 고강도 대책은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9336억 원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실효성을 보이는 듯했다. 특히 이 무렵 검찰이 ELW 불공정거래의 책임을 물어 증권사 전현직 사장을 무더기로 기소하면서 투기수요가 극심했던 8월 폭락장에서도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 시장 내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의 호가 제공 기능이 검찰 수사로 위축되며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LW는 투자자 간 수요와 공급에 좌우되는 선물·옵션과 달리 LP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ELW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월 다시 1조975억 원으로 증가하더니 10월에는 1조4004억 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10월에는 거래계좌 수가 줄어들었는데도 거래대금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거래소에 따르면 9월 ELW를 한 번 이상 거래한 계좌는 약 3만6000개였으나 10월에는 약 2만8000개로 20% 이상 감소했다.

계좌가 줄었는데도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LP가 적극적으로 호가를 냈고 고액투자자인 스캘퍼들의 거래가 다시 활발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검찰 수사와 시장 건전화 방안 등 외부 충격으로 잠시 주춤했던 투기 거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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