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 마진 인하요구에 뿔난 면세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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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들 “동의한 적 없는데”… 구치 “주문 넣은건 동의한 것”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의 입점 지연 사태를 둘러싸고 롯데면세점에 소송 가능성을 예고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치’가 이번엔 면세점의 마진 인하 수용 여부를 놓고 면세점들과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구찌코리아는 5월 말 면세점의 마진을 10%포인트씩 인하해 달라고 롯데 신라 파라다이스 동화 면세점에 요구했다고 18일 밝혔다. 구치 관계자는 “내년 봄여름 상품부터 인하된 마진이 적용된다는 내용의 문서도 받았고 이에 맞춰 각 면세점이 해당 시즌 상품도 주문했다”며 “제품까지 주문했다는 것은 인하 요구에 동의한 것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면세점들은 제품을 주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진 인하 여부에는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구치 측과 협의 중인 사안으로 인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합의에 이른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아직은 제품 전달과 대금 결제 시기가 되지 않아 양측 모두 가시적인 충돌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합의가 지연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구치 측은 “직원 인건비의 절반을 면세점이 내던 관행을 브랜드 측이 100% 부담하는 것으로 바꾸고 면세점의 재고 부담도 일부 덜어주기로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며 “불공정한 요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치와 면세점 간 ‘동상이몽’으로 오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치뿐 아니라 다른 명품업체들도 종종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이 같은 ‘기 싸움’은 앞으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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