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토론자 퇴장… 2시간만에 끝장난 ‘FTA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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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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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송기호 “민주, 자유토론 보장 약속 어겨”민주 “그런 약속 안해… 적-우군도 구분 못하나”… 與, 오늘 강행 처리할 수도

“이대론 토론 못합니다”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끝장토론에서 야당 측 진술인으로 나온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왼쪽)과 송기호 변호사가 진행 절차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앞줄은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 대표와 이재형 고려대 교수(왼쪽부터). 매일경제신문 제공
“이대론 토론 못합니다”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끝장토론에서 야당 측 진술인으로 나온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왼쪽)과 송기호 변호사가 진행 절차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앞줄은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 대표와 이재형 고려대 교수(왼쪽부터). 매일경제신문 제공
1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개최한 정부와 시민단체 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토론’이 반대 측 진술인들의 퇴장으로 2시간 만에 중단됐다. 여야는 끝장토론 무산 후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당이 18일 외통위에서 강행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이 진행을 맡은 토론에는 정부 측에서는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 대표와 이재형 고려대 법대 교수가, 야당이 추천한 반대 측 대표로는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과 송기호 변호사가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을 추진하자 “한 건 주의”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맹비난했고 이후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토론은 여야 의원들이 쟁점을 질의하고 진술인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토론에서 찬반 양측은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한미 FTA의 양국 내 법적 효력 등 쟁점에서 의견 절충 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최 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10+2 재재협상안’은 오해에 기초한 것으로 10가지 중 9가지는 노무현 정부 때 합의한 사항”이라고 하자 정 원장은 “지금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국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는데 망한 시스템을 수입해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한미 FTA는 미국에서 법률(국내법)보다 못한 지위이기 때문에 협정이 발효돼도 한국 투자자가 미국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교수는 “미국에서 조약 자체는 법이 아니지만 이행법을 통해 법으로 인정된다”고 반박했다.

오후 2시 속개한 지 10여 분 만에 정 원장과 송 변호사는 “한미 FTA의 폐해를 지적할 만한 토론 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퇴장해버렸다. 이들은 “당초 민주당으로부터 찬성과 반대 측 진술인의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고 여야 합의 없이는 토론을 종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참석했지만 여야 사이에 그런 합의는 없었다”며 “외통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이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더는 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 적과 우군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쾌해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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