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하얀 국물’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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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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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면-나가사끼짬뽕 돌풍… 1위 신라면 위협

라면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농심 신라면의 아성이 최근 출시된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등 ‘하얀 국물 라면’에 위협받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대형마트에서는 이달 들어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의 매출액이 신라면에 이어 전체 라면상품 가운데 2위로 올라섰다. 특히 2일에는 나가사끼짬뽕이 신라면보다 22.7% 더 팔려 라면 매출 1위 자리에 ‘깜짝’ 등극하기도 했다.

이 대형마트에서 나가사끼짬뽕과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은 8월 중순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두 달 만에 라면류 중 각각 2위와 7위의 매출 순위를 보이며 신라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두 라면의 매출액 비중을 합치면 전체 라면 매출의 17%로, 신라면(13%)보다 높다.

B대형마트에서는 꼬꼬면이 전체 라면 매출 비중 7%로 5위, 나가사끼짬뽕은 5%로 6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라면이 매출 비중 15%로 아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얀 국물 라면의 성장세가 워낙 빨라 향후 판도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꼬꼬면은 닭고기, 나가사끼짬뽕은 돼지뼈 육수와 해물로 하얀 국물을 만들었고 둘 다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반면에 올해 출시 25주년을 맞은 신라면은 쇠고기를 기본 재료로 한 빨간 국물 라면의 선두 주자다.

하얀 국물 라면에 신라면의 아성이 흔들리면서 농심은 여간 심기가 불편한 것이 아니다. 올해 자신만만하게 선보인 신라면 블랙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에 이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국내 생산이 중단된 데 이은 악재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꼬꼬면과 나가사끼짬뽕의 하루 생산량이 한정돼 있어 당장 업계 순위가 바뀌진 않겠지만 삼양식품과 한국야쿠르트가 설비를 확충해 내년부터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 20년 넘게 농심이 지켜온 시장 판도도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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