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삼성전자를 살렸다. 삼성전자는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3분기(7∼9월) 실적을 잠정 집계해 7일 발표했다. 국내와 해외 시장을 합한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41조 원, 영업이익은 4조2000억 원이다. 올해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섰다.
이 같은 잠정 영업이익은 사실상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왔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D램 값이 폭락한 데다 유럽발(發) 재정위기 등으로 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3분기에 영업이익 4조 원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은 117조4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2조7600억 원보다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14조2800억 원보다 23.7%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3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할 수 있게 된 1등 공신은 스마트폰이다. 프리미엄급 및 중저가 스마트폰이 모두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가전 수요 부진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특히 올해 4월 나온 갤럭시S2는 5개월 만에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이상 팔려 삼성 제품 중 ‘역대 최단 기간 텐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하루에 6만 대, 1초에 한 대씩 사들인 수치다. 가격이 비싼 갤럭시S2 덕분에 삼성전자 무선통신사업부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4∼6월) 삼성전자는 192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애플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1%포인트로 좁혔다. 출하량 차는 약 110만 대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3분기에 전 분기보다 40∼50% 급증하면 출하량에서 애플을 약 500만 대 앞지르며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당초 예상치를 넘어선 약 3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3분기에 팔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아이폰4 이후 최근 아이폰4S를 발표할 때까지 애플이 오랫동안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자 삼성전자 외에 대만의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HTC의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부문도 기대 이상으로 선방했다. 여기에서도 스마트폰이 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이 잘 팔려 견고한 실적을 낸 것이다. 또 D램 미세공정 전환 성공으로 대만 업체들이 적자를 볼 때 삼성은 수익성을 높였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1조5000억∼1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더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하반기는 디지털기기의 성수기인 데다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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