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7곳 영업정지]금융위원장 2000만원 예금했지만… 불안 해소 역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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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토마토2는 괜찮다”… 금감원장-예보사장도 예금
인출 계속되자 금융당국 당혹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책임진 금융당국 수장(首長)들이 19일 대량 예금인출(뱅크런) 우려가 있는 토마토2저축은행을 찾아 각각 2000만 원씩을 예치했다.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에 충격을 받은 토마토2저축은행 고객들을 진정시키려는 제스처였지만 불안감에 휩싸인 이 은행 고객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토마토2저축은행 서울 중구 명동지점을 찾아 만기 13개월에 복리로 연이율 5.5%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에 2000만 원을 맡겼다. 전날 7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 여파가 건전한 다른 저축은행의 대량 예금인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려는 취지였다. 김 위원장은 돈을 맡긴 뒤 영업장에서 “어제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과 여러분이 계신 토마토2저축은행은 전혀 별개로 경영되고 있다”며 “금감원의 경영진단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정상적이고 우량한 저축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방금 이 저축은행에 직접 예금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토마토2저축은행은 전날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의 자회사이지만 경영진단 결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6.52%로 경영상태를 개선해야 하는 기준치인 5% 선을 웃돌았다.

비슷한 시간 권 원장은 토마토2저축은행 서울 선릉지점에 2000만 원을 예금했고, 이 사장은 부산 본점에 같은 금액을 맡겼다. 금감원과 예보 관계자는 “토마토2저축은행은 4500억 원에 이르는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불안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이날 토마토2저축은행 5개 지점에서 평소보다 14배 정도 많은 예금이 인출되자 금융당국은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저축은행의 뱅크런을 겪은 뒤 “총수신의 1% 이상 순유출 시 의무 보고하라”는 지침을 마련했었다. 그때부터 ‘총수신의 1%’는 뱅크런 판단의 기준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날 금감원은 “뱅크런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잣대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뱅크런이라는 말 자체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인출 규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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