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등’ 주식 속출…“주가조작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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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의 우선주들이 이유 없이 급등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31일 성신양회3우B는 전날보다 1650원(14.93%) 오른 1만2700원으로, 12일째 상한가를 이어갔다. 지난 12일 2400원이던 주가는 이 기간에만 다섯 배로 뛰었다.

성신양회의 또 다른 우선주인 성신양회2우B도 뒤늦게 상한가 행진에 합류했다. 이 우선주는 이날 910원(14.86%) 오른 7110원에 거래되며 5거래일 연속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0일 성신양회3우B를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2우B에 대해서도 투자경고종목을 예고했다. 그러나 주가 급등세를 막지 못했다.

투자위험종목 지정은 거래소가 내리는 시장경보 제도 중에서 매매거래정지 직전의 가장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성신양회 우선주들의 이상 급등 현상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세력의 시세조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전문가는 "성신양회3우B나 2우B 모두 적게는 몇 천주에서 많게는 몇만주 이상 거래가 되고 있고, 장중 상한가가 풀린 후 다시 상한가로 마감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조작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신양회 우선주 이외에도 이날 우선주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이며 무더기 상한가 행진에 동참했다.

오전 11시3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에 진입한 19개 종목 중 14개 종목이 우선주다. 쌍용양회우, 흥국화재우, 벽산건설우, 아트원제지우,진흥기업우B 등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우선주의 이상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투자자들의 주도주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주에 대한 투자는 보통주와 괴리율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한 이후에 제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상 급등 종목을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거래소는 우선주 급등 현상에 작전 세력의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 물량이 적은 우선주는 소수 투자자들의 거래만으로도 쉽게 급등할 수 있어 시세조종과 무관한 경우도 많다.

거래소 관계자는 "단순히 주가가 급등한다고 시세조종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주가 급등을 특정 계좌가 주도하는 등 매매 행태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날 때 의심 대상으로 분류해 집중 감시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함께 오래전부터 우선주를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우선주를 퇴출할 경우 당장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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