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한국산 내비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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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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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방식 편리… 벤츠 C클래스 아예 국내서 부착

크라이슬러가 최근 선보인 ‘올 뉴 300C’는 현대모비스 내비게이션과 8.4인치 풀 터치스크린을 갖춘 ‘유 커넥트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 제공
크라이슬러가 최근 선보인 ‘올 뉴 300C’는 현대모비스 내비게이션과 8.4인치 풀 터치스크린을 갖춘 ‘유 커넥트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 제공
내비게이션은 통상 차 가격의 10%도 차지하지 않지만 운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제품이다. 운전을 한다는 것은 곧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에 대한 운전자들의 관심은 매우 크다. 자동차 회사들이 내비게이션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수입차, 한국형 내비 속속 부착

수입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불만 가운데 하나는 내비게이션이다. 도로는 물론이고 관련 건물까지 자세하게 보여주는 국내 내비게이션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수입차의 기본 품목으로 장착되는 외국의 내비게이션에 큰 불편을 느껴왔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현대모비스의 ‘지니’, 르노삼성자동차는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등 국산 제품을 기본 품목으로 제공한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선택 품목이 장착된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품목들 가운데 내비게이션은 국내 제품에 비해 밋밋하고 조작도 쉽지 않아 소비자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수입차 업체들은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아예 국산 내비게이션 제품을 장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수입차들이 제시하는 선택 품목 가운데 ‘한국형 내비게이션’이라고 설명된 항목은 외국 제품이 아닌 국내 회사의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장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독일 제품인 ‘나브테크’ 제품을 사용했던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6월 새로운 ‘C 클래스’를 내놓으며 나브테크가 아닌 현대모비스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나브테크는 세계 최대의 내비게이션 회사로 벤츠 외에 BMW, 렉서스 등이 이 회사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제품에 익숙한 소비자가 많아 기본 품목을 아예 바꿨다”며 “조작 방법 역시 터치스크린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버튼 조작 방식에서 터치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벤츠의 다른 모델은 모든 작업이 독일에서 완료된 채 수입되지만 C 클래스만 내비게이션 부착 직전까지의 작업은 독일에서 이뤄지고 내비게이션 부착은 한국 엔지니어들이 담당한다.

최근 ‘올 뉴 300C’를 선보인 크라이슬러는 현대모비스 내비게이션과 8.4인치 풀 터치스크린을 갖춘 ‘유 커넥트 오디오 시스템’을 새롭게 장착했다. MP3, DVD 플레이어 등 편의 장치 외에 실시간 교통정보시스템(TPEG), 한국형 3차원(3D) 내비게이션 등을 한데 모은 것이다.

○ 국내 내비 시장, 3D 변환 추세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가 새롭게 선보인 3D 내비게이션. 팅크웨어 제공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가 새롭게 선보인 3D 내비게이션. 팅크웨어 제공
내비게이션 시장은 흔히 차량 구매 시 선택해 차량에 탑재되는 BM(Before Market)과 차량 구매 후 운전자가 별도로 구매해 부착하는 AM(After Market)으로 구분된다. BM은 자동차 회사에서 이미 선택한 제품을 부착해야 하는 탓에 선택의 폭이 좁아 시장 규모는 AM이 훨씬 크다. 업계에서는 BM이 약 15만 대, AM이 150만∼160만 대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2차원 평면 지도를 장착한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각 업체가 속속 3D 지도를 장착한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3D 내비’ 시대로 변환되는 추세다. 팅크웨어, 현대엠엔소프트, 파인디지털, 현대모비스 등은 올해 초부터 연이어 3D 내비게이션을 시장에 내놨다. 3D 맵은 지형의 높낮이 등이 적용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구별할 수 있는 등 직접 길을 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2D 내비게이션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신제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내비게이션의 기능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며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은 물론이고 증강 현실을 이용해 주변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까지 개발되면서 내비게이션의 활용도는 더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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