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의 ‘508 악티브’는 독특한 차다. 크기는 중형급으로 제법 큰데, 엔진은 준중형급인 1.6L 디젤 엔진을 달고 있다. 표준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22.6km에 이른다. 국내에 출시된 내연기관 승용차 중 최고 수준이다. 최대출력은 112마력에 지나지 않지만 직접 운전해 보면 힘이 달린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175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27.5kg·m의 토크를 내도록 설계된 덕분이다.
이러한 508 악티브의 독특함은 푸조의 최신 친환경 기술인 ‘마이크로-하이브리드 e-HDi’에 기인한다. 500명이 넘는 푸조-시트로앵 그룹 엔지니어들이 3년에 걸쳐 3억 유로(한화 약 4500억 원)를 투자해 개발된 마이크로-하이브리드 e-HDi는 이름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아니지만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으로 엔진의 효율을 높인다.
서면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는 ‘스톱 앤드 스타트 시스템’이 대표적인 장치다. 시내 주행 때 약 15% 의 연비 향상 효과를 볼 수 있고 평균 km당 5g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특히 이 시스템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0.4초 만에 재시동이 가능하다. 또 에너지 회생 제동 장치인 VCAM 시스템이 적용돼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었을 때 배터리를 충전해 연료 절감에 도움을 주며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했고 무게는 전 모델에 비해 40kg 줄였다. 여기에 더해 수동 변속기이면서 실제 주행 시에는 자동으로 변속이 이뤄져 연비가 높아지는 MCP 변속기까지 적용됐다. 모두 L당 22.6km라는 최고의 연비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장치들인 셈이다.
스톱 앤드 스타트와 MCP 변속기는 적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우선 508 악티브의 변속기는 일반 자동변속기와 달리 변속기에는 R와 N, A라는 3개의 알파벳이 보인다. 파킹을 뜻하는 P는 없다. R는 후진, N은 중립, A는 전진 기어다. MCP는 기본적으로 수동변속기라 저속 변속 과정에서 차가 출렁이는 느낌이 든다. 처음 508 악티브를 운전하면 부드럽게 변속하기 위한 주행감각을 터득하기가 어렵다. 또 시내 주행 중에는 신호 대기로 서 있을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시동이 꺼지면서 에어컨에서 미지근한 바람만 나온다. 한여름에는 불편함을 느낄 만하다. 하지만 하루 정도 운전을 하다 보니 이러한 새로움에는 금방 적응이 됐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적응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실내는 넉넉하다. 중형 크기에 걸맞게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췄다. 508 악티브의 가격은 4290만 원이다. 508은 악티브에 더해 2.2L 디젤 엔진의 ‘GT’, 2.0L 디젤 엔진의 ‘알뤼르’ 등 세 가지 모델이 있다. GT는 5610만 원, 알뤼르는 473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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