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창원 원자력 1공장 가보니…20조 UAE원전 공정 20% ‘급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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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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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원자력1공장은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이고 중국, 미국으로 수출되는 원자력발전소 설비 제작으로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한국형 원자로 ‘APR 1400’ 원전헤드레스트 설비 모습. UAE 원전에도 이 APR 1400이 사용된다. 두산중공업 제공
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원자력1공장은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이고 중국, 미국으로 수출되는 원자력발전소 설비 제작으로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한국형 원자로 ‘APR 1400’ 원전헤드레스트 설비 모습. UAE 원전에도 이 APR 1400이 사용된다. 두산중공업 제공
15일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 원자력1공장. 거대한 원형 모형의 증기발전기 3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증기발전기는 가열된 경수를 이용해 증기를 발생시켜 터빈에 공급하는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설비다. 길이 5.7m, 높이 20.8m에 달하는 증기발전기의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마무리 용접작업이 한창이었다.

거대한 증기발전기의 크기에 놀라는 사이 이영동 1공장장이 반대쪽 작업장을 가리켰다.

“지금 조립 중인 부품 보이시죠? 아직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지만 2년이 지나면 저 부품은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는 배에 실려 있을 겁니다. 이미 UAE 원전을 위한 공정은 시작됐습니다.”

○ UAE 공정 20%가량 진척

두산중공업은 2009년 12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공동 컨소시엄을 이뤄 UAE로부터 186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원전 수출 계약을 따낸 뒤부터 UAE 원전 설비 제작에 착수했다. 원전 설비는 핵연료를 저장하고 연쇄적인 핵반응이 일어나는 ‘원자로’, 포화증기를 발생시켜 터빈에 공급하는 ‘증기발생기’, 원자로 상부에 놓이는 부품들을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원자로헤드집합체’, 압력을 형성하고 기준치 이상의 압력 상승을 방지하는 ‘기압기’ 등 크게 4개의 구조물로 구분된다.

이 설비들은 현재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설계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부분적으로 기초 조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두산중공업 원자력BG 박화규 상무는 “UAE 원전 공정은 현재까지 20%가량 진척됐다”며 “계획대로 공정이 진행 중이고 UAE 원전에 사용될 한국형 원자로 ‘APR 1400’의 제작 노하우도 이미 신고리 3호기 등을 통해 축적했기 때문에 최종 제작까지 문제없다”고 말했다.

통상 원자로 제작에는 3년, 증기발전기 제작에는 2년 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현재 용지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UAE 원전은 2017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총 4기가 완공된다. 박 상무는 “현재 두산중공업의 원자력1공장과 2공장에 나눠 제작 중인 원전 설비들은 4개의 구조물로 완성된 뒤 UAE로 옮겨지고 현지에서 최종 조립 및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 ‘일괄생산’으로 세계 제패 포부


현재 두산중공업 원자력1공장에서는 미국 중국 UAE 수출용은 물론이고 신고리 신울진 등 국내 원전에 납품될 증기발전기가 제작되고 있다. 이미 확보한 물량만으로도 쉴틈 없이 공장이 돌아가고 있다.

이처럼 두산중공업이 원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소재에서 최종 조립까지 모든 공정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창원에는 원자력 공장과 주조·단조공장, 터빈공장이 모여 있다”며 “주조·단조공장에서는 원전 설비 외벽에 쓰이는 특수강 작업이, 터빈공장에서는 저압터빈로터 제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두께가 12.4cm(가압기)∼27cm(원자로)에 달하는 원전 설비 외벽은 1만3000t 규모의 프레스기 등 대규모 장비가 있어야만 제작이 가능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원전 설비 주조·단조작업은 전 세계에서 단 세 곳만이 가능하다”며 “원전 설비와 관련된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어 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탄력적인 작업일정 조정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일괄생산 시스템과 제작 노하우를 토대로 세계 원전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다. 세계 원전 수주에서 4∼5위권인 두산중공업은 “이 분야 선두인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의 GE를 제치고 원전 설비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설비 확충 및 기술개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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