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명품 패션에 이어 명품 화장품도 가격 인상을 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유럽산 자동차 가격은 많이 내렸지만 패션과 화장품은 오히려 오르는 ‘FTA 역주행’ 현상을 보이고 있다. ▶본보 14일자 A3면 참조 A3면 명품시장은 요지경 “비쌀수록 행복해요”
14일 동아일보가 시내 주요 백화점의 화장품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프랑스 기업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지난달 향수 제품 ‘미스 디오르 블루밍 부케’의 가격을 용량별로 3000∼9000원 올렸다. 아이섀도 제품인 ‘5쿨뢰르 이리디슨트’도 2000원가량 오른 7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로레알그룹의 랑콤 역시 지난달 ‘레네르지 리프트’ 라인의 아이크림을 3000원 오른 9만5000원에 판매한다. 클라란스는 4월 스킨케어, 보디케어 관련 10여 개 품목의 가격을 2000∼5000원 올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화장수 베이비파우더 어린이용 화장품 등은 6.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향수 립스틱 메이크업 제품은 3년간, 페이스파우더 기초화장품 등은 5년간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다.
명품 화장품 관계자들은 “원자재, 유가 상승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가격 인상”이라며 FTA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업체는 “FTA 발효에 따른 가격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FTA 협정 이전 부과되던 6.5%의 관세는 소비자 판매가가 아닌 수입 원가에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에게 돌아갈 인하 효과는 1% 남짓”이라며 “가격 인하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기보다 그만큼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명품 업계 특성상 업체 간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어 최고급 업체들이 나서지 않는 한 인하 움직임이 일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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