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환희]가격 깎아주고 이자 더 주고… 집값 상승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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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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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 은행 - 강원도 부동산 “날자, 날자꾸나”

강원 평창이 세계인을 품에 안고 훨훨 날게 됐다. 오랜만에 호재를 맞은 경제계도 축제 분위기다. 유통 금융 부동산 등 업종을 막론하고 각종 이벤트와 관련 상품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강원도개발공사 제공
강원 평창이 세계인을 품에 안고 훨훨 날게 됐다. 오랜만에 호재를 맞은 경제계도 축제 분위기다. 유통 금융 부동산 등 업종을 막론하고 각종 이벤트와 관련 상품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강원도개발공사 제공
‘평창의 힘’은 셌다.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기업들이 신이 났다. 유통업체들은 일제히 이를 축하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나섰고, 관련 예금 상품을 판매했던 은행들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리조트들은 손님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원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8일부터 10일까지 ‘수고하셨습니다, 평창! 축하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평창올림픽 축하 행사를 열고 당일 백화점카드로 2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현대백화점 상품권 1만 원권 또는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일러스트가 담긴 패션비치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고 7일 밝혔다. 감자 옥수수 가시오가피 허브 등을 판매하는 평창특산물전을 이달 말부터 점포별로 열고 스키 보드 스케이트 등 겨울올림픽 주요 종목에 대해 고객동호회를 만들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정문 앞에 봅슬레이 모형을 설치해 봅슬레이를 직접 타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했다. 이날 ‘2018만 국민의 힘 모으기 캠페인’ 경품행사의 당첨자도 발표했다. 이 캠페인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한 사람당 10글자의 응원 메시지를 받는 것으로 이달 3일까지 진행됐다. 롯데백화점은 응모자 가운데 8명을 추첨해 겨울올림픽 개최지였던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을 여행할 수 있는 여행권을 줬다.

롯데마트 춘천은 8일부터 사흘간 한우 국거리, 수박을 비롯해 각종 의류를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GS수퍼마켓도 같은 기간 수도권 모든 점포에서 하루 200마리로 한정해 백숙용 영계 1마리를 2980원에 판매한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 역시 다음 달 말까지 스키, 보드 등을 최고 7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은행들도 평창 효과로 함박웃음이다. 평창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KDB 2018 평창 정기예금’을 판매한 산업은행은 올림픽 유치로 수신 확대와 고객만족 효과를 모두 거뒀다. 이 상품은 판매금액이 1000억 원을 초과하면 연이율 4.30%가 적용되고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우대이율 0.20%포인트가 추가된다. 2314억 원이 유입돼 연이율이 일반 정기예금보다 월등하게 높은 4.5%로 확정됐다. 국민은행도 4차례에 걸쳐 판매한 ‘평창동계올림픽유치기원 e-공동구매정기예금’ 가입자들에게 우대이율을 줄 수 있게 됐다. 올림픽 유치로 1∼3회차의 금리는 1년제 4.4%, 6개월제 3.8%로 확정됐다. 4회차는 1년제 4.2%, 6개월제 3.65%로 정해졌다. 우리은행은 금리우대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중소기업과 상인들에 대한 대출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 일대 부동산은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술렁였다. 평창 일대 공인중개사 사무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조성태 믿음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오전 9시 출근 직후부터 한 시간여 만에 전화만 스무 통 정도 받았다”며 “당장 계약을 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원도 일대에서 분양에 나선 건설업체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강원 지역 10개 아파트 단지에 미분양이 남아 있고 4개 단지가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원주시에서 분양 중인 ‘효성 백년가약’의 서선윤 분양소장은 “분양 문의 전화를 오전 중에 이렇게 많이 받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평창 인근 리조트들도 손님이 늘어나고 자산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 원주시에 오크밸리 리조트를 운영하는 한솔그룹이 대표적이다. 오크밸리에는 골프장 스키장 콘도 등이 있고, 1422만 m²(약 430만 평) 규모의 미개발 리조트 지구를 보유하고 있다. 평창과 속초의 한화리조트와 대명리조트, 보광휘닉스파크도 올림픽 평창 개최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미 세 차례의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지난해 평창군의 땅값은 1.26% 올라 전국 평균 변동률 1.05%를 넘어섰다. 염돈설 대관령면번영회장은 “횡계리의 경우 이미 많은 땅이 외지인들 손에 넘어갔기 때문에 지역 주민의 기대감은 적은 편”이라며 “올림픽 특수로 부동산 광풍이 다시 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평창=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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