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쇼핑]브랜드 ‘지방자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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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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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전국점포 분석… “지역마다 1위 브랜드 따로 있어”

지난해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연매출은 3500억 원으로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1조5400억 원)의 23%에 불과했다. 하지만 광주점 코오롱스포츠 매장은 올 1∼3월 18억 원의 매출을 거둬 본점(14억 원)을 제치고 코오롱스포츠 매장 가운데 전국 1위에 올랐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1위는 노스페이스. 하지만 광주점을 비롯해 대구, 울산점 등 일부 지방점포에서는 코오롱스포츠가 아웃도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아일보가 27일 롯데백화점과 공동으로 전국 롯데백화점 점포의 강세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과 지방, 그리고 지방별로 트렌드에서 큰 차이를 나타냈다.

○ 부산은 ‘빅로고’, 광주는 ‘얌전’ 브랜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지프(Jeep)’는 월평균 매출이 1억6000만 원으로 서울 본점(1억1000만 원)보다 45%나 높다. 부산 광복점이 1억2000만 원으로 2위이며 대구점도 본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프’는 로고인 ‘JEEP’를 상품에 크게 박아 넣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유니섹스 브랜드인 ‘후부(FUBU)’는 포항점 월매출이 1억7000만 원으로 본점(1억3000만 원)보다 31%나 높다. 후부 역시 큼지막한 영자 로고가 특징이다.

반면 광주점에서는 ‘폴로진’이 월평균 1억2000만 원어치가 팔려 전국 폴로진 매장 가운데 1등을 지키고 있다. 폴로진은 튀지 않고 심플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롯데백화점 지방여성패션 최경 팀장은 “영남지역은 브랜드가 크게 박힌 빅로고 브랜드가 과시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인기 있는 반면 호남은 눈에 많이 띄기보다는 모던하고 심플한 브랜드가 인기”라고 분석했다.

○ 지방 점포는 ‘신토불이’ ‘유행에는 보수’

국산 또는 전통 브랜드가 수도권보다 강한 것도 지방 점포들의 특징이다.

한실형 침구 브랜드 ‘자미온’은 부산점 월평균 매출이 1억 원이며 울산, 대구점에서도 월 6000만∼7000만 원을 판매해 침구 브랜드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온돌문화가 발달한 지방에서 혼수 및 예단용으로 한실형 침구를 찾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흙표 흙침대’가 부산점에서 전국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것도 수도권보다 강한 온돌문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최신 유행에 대해 보수적이며 전통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지방의 특징이다.

올해 들어 여성의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에서는 화사한 색상의 최근 트렌드가 강조된 오즈세컨, EnC, 시슬리의 인기가 높았다. 반면 부산, 광주, 대전점은 시스템, 온앤온, 잇미샤가 각 상품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모두 첨단 유행보다는 전통성이 강한 브랜드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뜬 신규 브랜드도 지방에선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빈티지 페미닌을 표방하며 롯데백화점 12개점에 올 2월 새로 오픈한 ‘컬쳐콜’은 본점에선 하루 매출이 350만 원을 넘어 돌풍을 일으켰지만 지방에서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 여심(女心)을 잡아라, 마케팅 경쟁도 치열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캡슐커피머신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2009년 5층 가전 매장에서 1층 화장품 매장 옆 대형 부티크로 이전했다. 지난해 월평균 매출 2억2000만 원으로 본점(4억4000만 원), 잠실점(2억4000만 원)에 이어 3위였던 이 매장은 올해 월평균 4억 원대 매출을 올리며 2위를 기록했다. 25일 현재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95%로 전국 1위다. 고급 주택 지역의 30, 40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해 화장품 쇼핑을 하다가 휴식을 취하며 캡슐커피를 맛보게 한 전략이 적중했다.

대전점의 고가 여성 캐릭터 브랜드 ‘미샤’는 월평균 매출 1억8000만 원으로 본점(2억4000만 원), 잠실점(2억1000만 원)에 이어 3위이며 지방 13개 점포 중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다. 이곳은 7년 동안 숍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박용녀 씨의 능력이 비결이다. 그는 한 번 방문한 고객의 이름과 스타일을 단박에 기억해내 단골고객으로 만드는 노하우가 특별하다.

전주점은 롯데백화점 29개 점포 중에서 24위인 소형 점포. 하지만 전주점 여성핸드백 브랜드 ‘메트로시티’는 1∼3월 월평균 매출이 2억3000만 원으로 전국 3위이며 지방점포 중에서는 1위. 전주점은 소형 점포로 주요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아 명품 대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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