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해외영업 6년새 자산 2배… 수익률 1.43 →0.54%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은행권이 미래의 신(新)성장동력을 찾아 앞을 다퉈 해외로 진출하고 있으나 경영실적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나 해외 영업점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으며 현지화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해외영업점 총자산 규모는 2004년 말 275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월 말 현재 543억9000만 달러로 갑절이나 늘었다. 그러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같은 기간 1.43%에서 0.54%로 떨어졌다. 부실 채권 비율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04년 말 1.17%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10년 6월 말 2.10%까지 올라가는 등 건전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2010년에도 건전성 지표가 계속 악화된 것은 건설사 등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부실 여신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국내 은행의 해외 현지법인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나 국제화 정도를 보여주는 초국적화지수, 현지 밀착 경영 정도를 나타내는 현지 고객비율 및 현지 자금운용 비율 등은 제자리를 맴돌거나 후퇴하고 있어 글로벌 경영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서 연구위원은 “글로벌 은행의 해외 진출은 인수합병(M&A)의 역사이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해외 진출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됐다”며 “국내 은행이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투자실패에 대한 문책보다 의사결정 체계 및 내부통제시스템 개선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금융감독 관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