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110달러 돌파… 유가 경보단계 ‘주의’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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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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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6달러 치솟아

중동산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110달러를 돌파했다. 하루 만에 6달러 넘게 올랐다. 정부는 26일부터 유가 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아파트 옥탑조명과 유흥업소 네온사인 등 경관조명에 대한 제한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2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4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6.44달러 오른 배럴당 110.77달러에 거래됐다. 22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이틀 만에 110달러 선까지 넘은 것이다. 두바이유 가격이 110달러를 넘은 것은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공사 측은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졌다”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 단기적으로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원유 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와 산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식경제부는 26일자로 유가 경보단계를 ‘주의’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주의 단계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5일 연속 100달러를 넘을 때 선포된다. 지경부는 “앞으로도 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의 단계에서 쓸 수 있는 모든 에너지 사용 제한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 옥탑조명-유흥업소 네온사인 끈다 ▼

주의 단계가 선포되면 공공시설의 장식용 조명이 소등되고, 아파트 옥탑조명과 유흥업소 네온사인, 주유소의 전자식 간판 등도 제한을 받는다.

이날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현재 정부는 유가 수준별로 어떻게 에너지 수요를 관리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범부처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차관은 “정부는 만일에 대비해 원유의 안정적 확보와 비축을 통한 수급안정 방안 마련도 강구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와 서민생활에 어려움이 더해지지 않도록 빠르게 대응방안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재정부가 일단 수요 조정을 통해 가격 안정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정부 관계자도 “우선은 에너지 수요 관리에 치중할 때이며 관세나 유류세를 인하해 국내 기름값을 안정시키는 방안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3%인 원유수입 관세를 1%포인트 내리면 가격은 L당 7원 정도만 하락하는데 세수는 3000억 원이나 감소해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 급등이 계속되면 서민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정부가 세금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유류세보다는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증가분만큼 인하 여력이 있는 관세를 우선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랍권 민주화 시위로 정정이 불안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국내 유가 인하정책을 꾸준히 펴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유가 안정화대책은 서민생활과 국민경제에 꼭 필요한 사안으로, 국제유가 상승기조와 관계없이 꾸준히 펴겠다”고 말했다. 이런 방침은 물가와 직결된 유가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지난해 발표한 2011년 경제전망의 기준이 됐던 유가를 배럴당 10달러 이상 상향조정해 전망 수정에 나섰다. 연구소들은 정정 불안이 다른 산유국으로 확대된다면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2008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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