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가 신입사원 부모 200여 명을 초청해 연 입사 행사에서 한 신입사원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LG그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왼쪽). 이번 겨울방학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디스플레이의 스키캠프에서는 직원 자녀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제공 LG디스플레이
LG상사는 지난해 5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1박 2일의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평소 회사 일에 쫓겨 배우자와 마주하기도 힘든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이 행사의 이름은 ‘부부 참만남 프로그램’.
수십 쌍의 부부는 서로 상대방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도화지에 그리면서 서운했던 점, 차마 말로 하지 못했던 지난 일들을 자연스럽게 쏟아냈다. 이 같은 ‘공감 대화법’을 배운 참가자들은 “이번 프로그램이 우리 부부가 평생을 사는 데 버팀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LG상사는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매년 이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어린 자녀 때문에 참가를 망설이는 직원을 위해서는 회사 어린이집까지 개방할 작정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최근 승진 임원 모임에서 “머리 좋은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즐기기’엔 혹독하다. 일에 치여 부모님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아이가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는지 살필 겨를이 없다. 그런 직원들을 위해 LG는 회사가 직접 가족을 챙기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LG디스플레이의 구미공장. 김종식 사장이 “귀한 인재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김 사장의 인사를 받은 이들은 이날 사령장을 받은 신입사원의 부모 200여 명이었다. 부모들은 신입사원 교육 현장을 담은 동영상과 이들이 직접 꾸민 합창 무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의 발전 비전을 공유했다.
LG CNS는 다른 기업들이 임원 승진 때나 마련하는 ‘승진자 가족 축하행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과장급 중간관리자 격인 ‘스페셜리스트’ 승진자 가족을 위해 4월 김대훈 사장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을 기획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가족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지 않았더라면 직원들이 회사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며 행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자녀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LG디스플레이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해 상반기에 고교생 자녀를 둔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학입시 특강을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스키캠프도 열었다. LG전자는 여름방학이면 각 사업장에서 원어민 강사를 초청해 영어캠프를 열고, 부모에게 영어로 편지를 쓰게 한다. 방학마다 영어캠프를 운영해온 LG하우시스는 이번 겨울에 중국어 캠프도 신설했다. LG화학은 본사뿐만 아니라 협력사 임직원과 소외계층 자녀들까지 초청해 화학캠프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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