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발빠른 안드로이드, 결국 스텝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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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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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2020년 글로벌 톱 10위 증권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삼성증권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2020년 글로벌 톱 10위 증권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삼성증권
LG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스마트폰 ‘옵티머스2X’는 ‘슈퍼폰’으로 불린다. 1GHz 속도를 내는 두 개의 ‘코어’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이 스마트폰은 코어가 하나인 일반 스마트폰보다 웹브라우징은 최대 2배, 애플리케이션(앱) 구동은 최대 5배 빠르다. 이른바 세계 최초의 ‘듀얼코어’ 폰이다. 듀얼코어는 하나의 중앙처리장치(CPU)에 두 개의 연산장치(코어)를 얹은 것이다.

하지만 이 스마트폰의 엄청나게 빠른 앱 구동 능력은 아직 구경할 기회가 많지 않다. 앱이 듀얼코어를 이용해 작동하려면 앱 제작 과정에서부터 듀얼코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듀얼코어를 지원하는 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하드웨어 못 따라가는 소프트웨어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제조업체는 듀얼코어를 지원하는 강력한 하드웨어를 내놓고 소프트웨어 업체는 더 좋은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와 같이 OS 개발, 휴대전화 제조, 앱 개발이 모두 따로 이뤄지는 개방형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빠른 발전이 역설적으로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에 PC가 빠르게 업그레이드되면서 윈도 OS와 컴퓨터 하드웨어의 사양이 맞지 않아 불편을 초래했던 점과 닮아 있다는 지적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셈이다.

옵티머스2X가 빠르긴 하지만 PC와 맞먹는 최고급 사양 하드웨어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앱이 별로 없다. 이러한 문제는 앱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제조업체의 빠른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곧 출시될 듀얼코어 스마트폰인 모토로라의 ‘아트릭스’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 후속 모델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듀얼코어에 최적화된 앱들이 개발되면 하드웨어 성능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프트웨어 못 따라가는 하드웨어


최근 안드로이드의 버전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잡음도 근본적으로는 같은 문제에서 파생됐다. 다만 이는 반대로 하드웨어가 OS의 빠른 업그레이드를 따라가지 못해 일어났다.

구글은 최신 하드웨어를 지원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OS의 최신 버전인 ‘허니콤’을 1월 선보였다. 허니콤은 태블릿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듀얼코어 스마트폰에도 대응하는 것으로 올해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OS가 1년에도 두세 차례 업그레이드되면서 같은 안드로이드폰이라도 OS 버전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앱이 점점 많아지고, 최신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했던 제품이 금세 구식이 되면서 소비자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인수한 이후 평균 4개월에 한 번꼴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안드로이드 OS와 하드웨어의 너무 빠른 발전 속도가 오히려 불편함을 주는 ‘안드로이드의 역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안드로이드는 다양성이라는 자유를 얻었지만 호환성을 잃었고 아이폰은 매킨토시 컴퓨터와 같이 다양성은 없지만 호환성은 최고”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문제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다음 모바일본부장은 “PC업계는 10년이 넘게 OS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문제를 겪었지만 모바일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업그레이드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불편을 최소화하려면 각 제조업체의 대표 모델을 살 것을 권유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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