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Golf]작년 이벤트 프로암대회數, 女48 대 男4 왜?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내 골프계에서는 ‘여고남저’ 현상이 심하다. 한화그룹은 유소연, 임지나, 윤채영, 남수지(왼쪽 사진 왼쪽부터) 등을 영입해 여자 골프단을 창단했고, 기대주 김자영은 주방가구업체 넵스와 계약했다. 사진 제공 한화골프단, 스포티즌
국내 골프계에서는 ‘여고남저’ 현상이 심하다. 한화그룹은 유소연, 임지나, 윤채영, 남수지(왼쪽 사진 왼쪽부터) 등을 영입해 여자 골프단을 창단했고, 기대주 김자영은 주방가구업체 넵스와 계약했다. 사진 제공 한화골프단, 스포티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지난해 가만히 앉아서 1억 원이 넘는 부수입을 챙겼다. 사연은 이렇다. KLPGA는 각 기업체에서 소속 프로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이벤트성 프로암대회 때 공인료를 받는다. 지난해 48개 대회에 프로들을 파견하면서 1억1000만 원에 이르는 가욋돈을 챙겼다. 혹한기와 혹서기, 장마철 등을 빼면 매주 2, 3개꼴로 행사가 열렸다. KLPGA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선수 요청이 쏟아지면서 공인료를 2009년보다 두 배 이상 올렸는데도 오히려 더 늘었다”고 말했다. 프로들이 행사에서 받는 사례비도 2009년 50만 원에서 지난해 70만 원으로 증액됐다.

이처럼 국내 여자 프로골퍼는 상한가다. 기업체에서는 VIP 고객 서비스나 홍보 수단으로 여자 골퍼들이 참가하는 프로암대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은행, 증권사 같은 금융권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고객들이 실력과 외모를 갖춘 여자 프로골퍼와의 라운드 기회를 선호한다는 게 기업체 담당자의 설명이다. “예쁘고 싹싹한 선수를 보내 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한다.

골프 의류업체도 매출 증대를 위한 스타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푸마 골프는 지난해 양수진(넵스)을 후원하면서 30%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거나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노출되려는 사례도 늘었다.

반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따르면 지난해 남자프로 이벤트 프로암대회 개최 수는 4개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KPGA 관계자는 “남자 프로의 경우 프로암대회에 나가면 아마추어들과 비거리 차이가 심해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뚝뚝한 인상으로 호감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여자 골프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올 시즌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기업의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올라 있는 여자 골프가 비중 있게 떠올랐기 때문. 한화그룹은 유소연 임지나 등을 영입해 여자골프단을 창단했다. 팬코리아도 안선주 지은희에 이어 지난해 활약한 박인비, 국가대표 출신 유망주 등으로 다음 달 골프단을 출범한다. 미모를 겸비한 기대주 김자영은 고급 주방가구업체 넵스와 계약했다. 우수 선수 확보 경쟁 속에서 선수 몸값은 거품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치솟았다. 특급 선수의 경우 연간 3억 원 이상의 계약금을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호재가 쏟아지면서 KLPGA는 올해 지난해보다 3개 늘어난 25개 대회를 치를 예정.

국내 남자 골프의 현실은 밝지 않다. 지난해 18개 대회에 그쳤다. 김경태 김비오 배상문 등 톱 프로들이 줄줄이 해외 무대로 진출하면서 스타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병역 문제에 따라 후원 기업에서 장기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남자 골퍼들은 간판급이라도 스폰서 잡기도 어렵다. 대표적인 남자골프단을 운영하던 삼화저축은행은 부실 경영으로 6개월 영업정지까지 맞았다.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국내 남녀 프로골프. 여고남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